14명 탄 핀란드행 헬기 '의문의 추락'

에스토니아 출발...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관람자 다수

등록 2005.08.12 15:47수정 2005.08.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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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현지시간) 낮 12시 40분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Tallinn)을 출발하여 핀란드 헬싱키로 향하던 여객헬기가 출발 3분 후 탈린 앞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스토니아 일간지 <으흐투레흐테(Õhtulehte)> 8월 11일자 보도에 의하면, 핀란드 계열의 헬기항공 회사인 콥터라인(copterline) 소속 시코르스키 (Sikorsky) S-76 C+ 기종 헬기가 해상 400~500m를 날던 도중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로 바다로 추락했다.

헬기 내에는 에스토니아인 네 명과 핀란드인 여섯, 그리고 미국인 두 명과 조종사 등 총 1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사망자 중 다수는 현재 헬싱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관람을 위해 헬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기가 떨어진 곳은 에스토니아 해안국경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망원경 등으로 그 사건을 우연히 목격한 국경수비대원은 "떨어지기 전 두 번이나 쿵 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그 소리는 5km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만큼 컸다"고 전했다. 그 뒤 헬기는 코앞에서 마치 바위덩어리가 떨어지듯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콥터라인은 탈린과 헬싱키 사이를 운행하는 여객헬기 회사로 2000년 5월부터 영업을 하고 있으며, 탈린과 헬싱키는 약 70km 떨어져 있어 헬기로 이동하면 약 18분 소요된다. 콥터라인은 헬기 사고 이후 잠시 운행이 중단됐으나 하루 뒤인 오늘부터 다시 재개됐다.

왜 추락했을까, 남겨진 미스터리

이번 헬기추락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스터리한 구석이 많다는 지적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헬기가 추락하기 전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양국 관제탑은 헬기와의 교신이 끊어진 사실만 알아냈을 뿐, 추락 전 헬기로부터 어떤 도움 요청도 받지 못했다. 당시 헬기를 책임지고 있던 기장과 조종사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던 핀란드 인들로 사고발생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콥터라인의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추락한 헬기는 며칠 전 안전검사를 완벽히 거친 상태였으며 천재지변도 보고 된 바 없다. 또 에스토니아 항공협회는 "당시 풍속은 초속 20m에 불과해 헬기가 추락할 만한 악조건은 전혀 아니었"다며 "게다가 그 상태로 헬기가 바다에 떨어지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데 적어도 20분이 소요되는데 이 헬기의 경우 마치 바위덩어리처럼 바다 밑으로 곧장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헬기조종사들이 사고를 보고하거나 도움을 전혀 요청하지 않은 것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그런 가능성은 조종사가 고의로 보고 장비를 꺼놓았거나, 아니면 무언가 물리적 공격을 받았을 때이다. 하지만, 테러공격의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비행기 사고가 전무하던 에스토니아는 이번 헬기 추락사고로 '사상최대의 헬기사고'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 사고경위가 미스터리 해 '제2의 에스토니아호 사고'로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에스토니아 호 사고는 1993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던 유람선이 침몰해 8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으로, 이 사건은 타이타닉 이후 최대의 선박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사건발생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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