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김기남 대표 악수 노무현 대통령이 17일 청와대를 방문한 8.15민족대축전 김기남 북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백승렬
[기사보강 : 17일 오후 2시45분]
8·15 민족대축전을 마친 북측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100여분간 오찬을 함께 하며 환담을 나눴다.
이날 만남에서 노 대통령은 북측 대표단이 현충원을 방문한 점을 높이 평가했고, 북측 대표단은 김정일 위원장의 인사를 전하며 식량과 비료지원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특히 노 대통령이 "남북이 6·15 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상호신뢰와 존중을 토대로 약속한 것은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노 대통령 "현충원 방문은 참 좋은 일"...김기남 단장 "식량·비료 지원 감사"
먼저 노 대통령은 김기남 북측 단장에게 건강을 물은 뒤 "이번에 현충원을 방문해준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라며 "앞으로 더 좋은 일이 계속 생길 수 있는 밑천이 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번 정동영 장관이 갔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좋은 말씀을 해주었다"며 "그 이후 남북관계와 6자회담이 계속 발전해 나가도록 해주신 데 대해 무척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사를 노 대통령에게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건강을 묻는 노 대통령에게 "건강하다"고 답한 뒤, "지금 우리나라 형편은 좋다"며 "특히 올해는 농업문제 때문에 전 인민이 달라붙어서 힘쓰고 있는데 금년에는 작황도 좋다"고 북쪽 사정을 전했다. 특히 그는 "남에서 식량과 함께 비료를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과 환담을 마친 뒤 오찬장에 들어선 노 대통령은 "8·15 60주년 행사를 남북 당국은 당국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힘을 합쳐 치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 자체가 큰 의미이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관계가 한걸음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각분야에서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신뢰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남북이 상호신뢰와 존중을 통해 약속한 것은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약속한 것은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한 그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완곡한 요청으로 해석돼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오찬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이란 표현은 없었다"며 "일반론 차원에서 6·15 정신에 따라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오는 4차 6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 수 있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핵문제의 고비를 넘어서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기남 단장은 "직접 여기 와서 통일과 북남 개선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우리로서는 대단히 만족하고 성과가 있었다"고 화답했다.
이어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건배사를 통해 "8·15 60주년에는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남북간에 의미있는 길을 여는 경사스런 조치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서해상 해군사령부간 통신 개통과 DMZ의 남북 선전수단 철거,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등을 경사스런 조치로 꼽았다.
정 장관은 "김기남 단장과 림동욱 부부장이 최소한 (성과를) 10가지 이상 채우자고 해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북남관계의 길이 넓어지고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만남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가 노 대통령에게 전달될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대변인도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없었다"며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미 청와대측은 "이번 북 대표단의 방문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그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오찬에 복분자주와 백두산 자연송이 볶음 제공돼
이날 오찬에는 삭스핀 제비집찜과 자연송이 볶음, 우럭찜, 청두탕면 등 중식이 제공됐고 전북 고창의 복분자주가 곁들여졌다. 정 장관이 김기남 단장을 가리키며 "와인을 좋아한다"고 하자 김 단장이 "복분자에 지지 찬동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날 행사를 준비한 한 관계자는 자연송이 볶음에 대해 "청와대에서 백두산 자연송이를 구입해 요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에는 남측에서는 노 대통령과 정동영 장관, 권진호 국가안보좌관, 이종석 NSC 사무차장, 백낙청 남측 민간대표단장, 북측에서는 김기남 단장과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 부위원장, 안경호 북측 민간대표단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 6시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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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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