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퓨전 국악공연보러 가세요

뚝섬 서울숲 '한여름 밤의 국악공연'

등록 2005.08.23 15:33수정 2005.08.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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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울숲은 올 6월 18일 개원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 20일 토요일 '한여름밤의 국악공연'을 보러 아이와 함께 뚝섬을 향했다. 모처럼 선선한 날씨가 공원에 들어선 발거름을 가볍게 했다.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해가 있었고, 맑은 하늘엔 무지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하늘에서 무더위를 잘 이겨냈다고 서민들에게 주는 한 줄기 축복과도 같았다.

공연은 퓨전 국악그룹 '유라시아의 아침'이 동화적 상상력이 가득한 '프론티어'로 시작했다. 이 곡은 재일교포 2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의 3집 앨범 <하늘만이 아는(only heaven knows)>에 수록되어 있다.


국림국악원 사물놀이패의 '비나리'
국림국악원 사물놀이패의 '비나리'강임수
다음으로 사물놀이패의 '비나리', 소리꾼 김용우의 '용천검' '장타령'이 이어졌고 창작마당놀이 '살곶이벌 꼭지단'(극본 김병준)도 선보였다. 살곶이벌 꼭지단은 재주 많은 꼭두쇠와 옥금이가 뚝섬을 배경으로 벌이는 풍자 마당놀이이다. 돗자리를 깔고 관객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마당놀이를 하기에는 제격이었다.

창작마당놀이 '살곶이벌 꼭지단'
창작마당놀이 '살곶이벌 꼭지단'강임수
이날 공연의 최고는 아쟁의 명인 백인영의 '시나위'였다. 시나위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즉흥연주 형태로 웬만한 실력으로는 연주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아쟁은 고구려 때 중국에서 전해졌다고 하는데 가야금처럼 생겼지만 줄은 9개이다. 바이올린을 켜듯 톱 같이 생긴 것으로 현을 긁어 소리를 내는 악기로 그 울림이 출렁거리는 느끼을 준다. 아쟁과 함께 소금이 연주됐는데 소리가 높고 맑아 인상 깊었다.

송미숙의 창작무용은 우리의 소리를 춤으로 표현했는데 소리를 통해 춤을 보고, 춤을 통해 리듬을 탄다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그 옛날 무예에 뛰어난 물계자는 검을 배우려는 자가 있으면 백결에게 보냈고, 백결은 '고'(가야금과 비슷한 악기)를 배우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물계자에게 보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몸동작과 소리가 서로 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소리꾼 조주선의 '어머니' '상사타령'은 일반 가요처럼 따라 부를 수 있어 친근했다.

한여름 밤의 국악공연

일시 : 둘째마당 2005년 8월 27일 토요일 오후 7시 ~ 9시
장소 : 뚝섬 서울숲
공연문의 : 서울특별시 문화과 02)3707-9419, 9420

2차 공연 :
국립국악원 사물놀이패 <길놀이>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축제>
김수연 <진국명산> <사랑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방아타령>
전명신 <바람아> <배띄어라>
박승희 <상모> <가난한 사랑노래>
경기명창 이선영외 <노랫가락> <청춘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아리랑>
국립국악원 사물놀이패
(출연자와 관객의 대동놀이>
퓨전국악그룹 유라시아의 아침은 월드뮤직을 추구하는 퓨전국악그룹이다. 퓨전음악의 화려함과 웅장함은 고구려와 발해의 기상을 표현하는 데 손색이 없었다. 거기다 강권순의 구음은 광활한 대륙을 느껴졌다.

돌아 오는 길에 아이는 '시나위' 즉흥곡 연주 때 심장이 쿵쿵거려 혼났다고 했다. 또 국악 공연이라더니 국악 같지 않다고도 했다. 그런데 아주 신나는 음악이라며 다음에 또 오자고 했다.


오랜만에 야외 공연을 관람했다. 그것이 국악이라 좋았고 퓨전국악이라 더욱 신났다. 서울숲이라는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에서 돗자리 펴고 앉는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출연진과 객석이 시원한 바람을 함께 느끼며 아름다운 저녁한 때를 즐겼다. 아주 좋은 날에, 좋은 곳에서, 좋은 공연이 펼쳐 졌다. 돌아오는 27일 토요일에 '둘째마당'열린 다니 많은 분이 가을 맞이 바람을 느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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