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허리케인 재상륙 가능성 43%"

미 기상 전문가들 전망.. "2개는 대형 허리케인 될 수도"

등록 2005.09.03 13:55수정 2005.09.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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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러배마를 휩쓸어 사망자가 수천 명에서 심지어는 1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올해 더 많은 허리케인이 올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과 같은 수준의 또다른 대형 허리케인이 올지도 모른다고 예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록적인 수준의 허리케인 맞게 될지 모른다"

콜로라도 주립대학 허리케인 전문가 필립 크로츠 바하 교수는 2일 <에이피> 통신에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 온 허리케인 시즌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어쩌면 우리는 2005년 허리케인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록적인 수준의 허리케인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 대학의 허리케인 연구팀은 "9월과 10월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미국에 상륙할 가능성은 각각 43%와 15%에 이른다"면서 "이들 중 4개의 허리케인이 9월에 오고, 2개는 대형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 주택가로 몰려드는 물살 미국의 위성사진서비스 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2일 공개한 뉴올리언즈 위성사진. 붕괴된 제방 사이로 거센 물살이 주택가로 몰려들고 있다.

주택가로 몰려드는 물살 미국의 위성사진서비스 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2일 공개한 뉴올리언즈 위성사진. 붕괴된 제방 사이로 거센 물살이 주택가로 몰려들고 있다. ⓒ 디지털글로브

마이애미 대학의 기상학자들은 올해 플로리다 북서부 지역을 비롯한 미 동부해안에 주요 허리케인이 상륙할 가능성 역시 평균보다 2배 이상, 플로리다 북서부 펜사콜라에서 텍사스로 이어지는 지역의 경우는 30% 이상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수백 명의 사망자와 수십 억 달러의 재산 피해를 입힌 네 차례의 허리케인과 다섯 차례의 열대성 폭풍에 대해 과학자들은 "평생에 한 번 있을 법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이 같은 말이 올해 허리케인 시즌에 다시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해는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된 6월 이후 이미 15개의 열대성 폭풍이 지나갔으며 이가운데 5개는 허리케인으로 발전했다. 특히 7월 중순까지 4차례의 허리케인 알린, 브레트, 신디, 데니스가 미국 동남부 지역을 지나갔으며, 이는 허리케인 시즌 초기에 가장 많은 허리케인이 지나간 기록이다.


특히 카리비안해와 미국에서 최초로 발생한 카테고리 4급 허리케인 데니스의 경우 7월 5일 이름이 붙여진 지 겨우 이틀만에 풍속 150마일을 동반한 카테고리 4급으로 급격히 발전했다. 데니스는 아이티와 쿠바에서 20여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멕시코만 지역을 따라 북상하며 다시 위력이 강화되어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을 강타해 최소 4명의 사망자를 냈다.

보통 열대성 폭풍이 풍속 74마일 이상이 되면 허리케인으로 분류한다. 허리케인이 공식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한 1950년부터 2000년까지 50년 동안의 허리케인 시즌 기록에 따르면, 연평균 열대성 폭풍이 9.6개, 허리케인이 5.9개였으며, 이들중 대형 허리케인은 2.3개였다


멕시코만 지역과 대서양 지역에 거주하는 6500여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가장 큰 자연재해를 일으키는 허리케인의 범위는 최고 400마일에 높이 10마일의 크기로 강화되기도 한다.

해수면 온도상승이 허리케인 발생의 주범

그렇다면 열대성 폭풍이 어떻게 허리케인으로 강화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의 상승을 허리케인 발생의 주 원인으로 꼽고 있으며 폭풍이 허리케인으로 발전하는데는 해수면 온도가 화씨 81도 이상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허리케인의 발생은 엘리뇨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높아진 태평양 해온은 대륙풍에 영향을 미쳐 대서양 연안에 일종의 바람 보호막을 형성한다. 이러한 바람 보호막은 열대성 저기압 발생과 풍속을 막아 심각한 허리케인의 발생을 예방하게 된다.

a 한 헬리콥터가 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후 물에 잠긴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상공을 날고 있다.

한 헬리콥터가 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후 물에 잠긴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상공을 날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올해 경우 대서양 해온이 81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바람 보호막도 크게 형성되지 않아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습한 바람이 높은 해온과 만나게 되면 습도가 높은 저기압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저기압 발생지로 공기가 몰리는 현상과 함께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반시계방향 흐름이 발생하면서 '태풍의 눈'이 만들어진다.

멕시코만 역시 이렇게 발생된 폭풍이 며칠 동안 그 위력을 유지하며 수백 마일을 이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멕시코만 해수면의 따뜻한 바닷물이 차가운 바닷물 위에 있다가 폭풍이 지나갈 경우 바람으로 인해 밑에 있던 차가운 바닷물이 올라오며 폭풍의 위력을 약화시킨다는 것.

특히 멕시코만의 20% 정도 지역에서는 따뜻한 바닷물이 차가운 바닷물을 밀어내 전반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허리케인이 이러한 높은 온도의 해수면 지역을 통과할 경우 그 위력이 강화된다.

이번 허리케인 카트리나도 처음 플로리다 마이애미 지역에 상륙했을 때는 카테고리 1급의 약한 수준이었으나 플로리다 서부지역으로 빠져 해수면 온도가 높은 멕시코만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카테고리 5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강화되었다. 플로리다 서부 해안의 멕시코 만은 동부해안보다 해수면 온도가 보통 5도 이상 높다.

루이지애나주의 베리 케임 기상학자는 "허리케인의 경우 해수면의 온도를 그 에너지로 삼고 있는데 따뜻한 해수면의 온도는 허리케인에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한다"며 "최근 멕시코만 해수면 온도가 81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활발한 허리케인 발생 최소 20년 이상 지속"

MIT의 기상학자 케리 엠마누엘 교수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 이래 지구 온도는 대기오염 등으로 화씨 1도 가량 높아졌으며 이에 비례해 허리케인도 이전보다 50% 이상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지난 1970년도부터 1994년도까지 대서양 지역의 허리케인 발생은 보통 수준이었으나, 1995년부터 2004년도까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여 허리케인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해수면 온도의 상승 추세로 보아 허리케인의 활발한 발생 현상이 최소한 20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리케인, 과거에서 현재까지
1900년 텍사스 갈베스톤 강타, 주민 8천명 희생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허리케인은 1900년 텍사스 갈베스톤을 내려친 것으로, 무려 8천명의 시민이 희생됐다. 두 번째는 1928년 플로리다 오키초비를 내려친 허리케인으로 1836명이 사망했다. 세 번째는 1919년과 1938년 플로리다 남부 마이애미에서 100마일 가량 섬들로 이어지는 플로리다 키(Florida Keys)와 뉴잉글랜드 주에 불어닥친 허리케인으로, 각각 6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허리케인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1950년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은 1957년 루이지애나와 텍사스를 친 '오드리'이며, 390명이 사망했다. 이번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전에 가장 큰 재산 피해를 준 허리케인은 지난 1992년 플로리다 남부 마이애미와 루이지애나 일부를 친 4급 허리케인 '앤드류'. 이때 피해액은 260억 달러에 이른다.

허리케인 이름은 남자이름과 여자이름이 번갈아 붙여진다. 최근 플로리다에 상륙한 '찰리'는 남자이고, '프랜시스'는 여자, '이반'은 남자, '진'은 여자, 이런 식이다.

허리케인은 통상 가장 약한 1급(카테고리1)에서 가장 강한 5급(카테고리5)으로 나뉘어진다. 1급은 풍속 74마일~95마일 (118km~152km)로, 지반이 약한 곳에 세워져 있는 이동식 주택과 어른 팔뚝 두께의 관엽수, 간판 등을 파괴한다.

2급은 풍속 96마일~110마일(153km~177km). 이는 지반이 약한 곳에 심겨진 아름드리 나무를 넘어뜨리며 일반 주택의 지붕과 유리 창문을 날릴 정도의 허리케인이다. 3급은 풍속 111마일~130마일(178km~209km)의 허리케인으로, 직경 50cm 이상의 두께의 나무를 넘어뜨리고, 빌딩에 금이 가게 하는 등의 피해를 입힌다.

4급은 풍속 131마일~155마일(210km~249km)에 이르는 것으로, 일반 주택을 심하게 파괴하거나 무너뜨리고, 직경 1m 이상의 나무를 뿌리째 뽑아 날려버린다. 5급은 156(250km)마일 이상의 초강력 허리케인. 지상에 서 있는 나무란 나무는 모두 쓰러뜨리고, 일반 주택과 작은 빌딩을 뒤엎고, 강을 잇는 다리까지도 쓰러뜨린다.

이번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멕시코만을 지나면서 5급으로 발전했으나 루이지애나에 상륙했을 때는 4급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둑이 무너지면서 5급 허리케인 수준의 피해를 입게 된 것.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은 6월부터 11월까지. 따라서 허리케인이 끝나려면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보통 이 시즌에 지나칠 닥칠 허리케인성 폭풍을 21개로 잡고 있다.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허리케인 빈도수가 가장 많고 피해액이 가장 큰 곳이다. 1900년 이래 지난해까지 총 215차례의 허리케인 중에서 플로리다에서만 64차례의 피해가 있었다. 텍사스 38차례, 노스 케롤라이나 28차례, 루이지애나 27차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덧붙이는 글 | koreaweeklyfl.com(플로리다 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koreaweeklyfl.com(플로리다 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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