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사장 "판교, 품질은 높고 분양가는 적정하게"

한 사장 "두 마리 토끼 잡겠다" 공언... 구체적 실현 방안은 '미지수'

등록 2005.09.07 16:58수정 2005.09.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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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8·31 부동산 대책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대한주택공사(주공)가 판교 공영개발을 통해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최고의 질을 유지하되, 분양 가격은 안정화 시키겠다는 것.

그 동안 소리 없이 움직이던 한행수 주공 사장(사진)이 7일 기자들을 만나 판교 공영개발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대형건설 업체 참여 유도하겠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부가 추진하는 공영개발 방식은 주공이 입찰을 통해 업체를 지정하고, 그 업체가 아파트를 건설하기 때문에 민간건설업체가 분양하는 아파트 보다 분양가가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판교 신도시 안의 25.7평 초과 중대형 주택은 9700호 정도이며, 이 가운데 주공이 공영개발할 주택은 7000~8000호가 될 전망이다.

한행수 주공 사장은 "올해 안으로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품질 향상을 위해 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턴키)으로 입찰을 진행하겠다"면서, "대형건설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업계의 적정 이윤을 감안해 발주 공사비를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적정 이윤 수준에 대해 한 사장은 일반적인 기업의 이익을 보장하는 수준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예전에 회사(삼성물산 건설부분과 삼성중공업 건설부분)에 있을 때 주공 공사는 이윤이 낮아서 참여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이번에는 주공 공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권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업체의 참여를 위해 입찰 심사 기준 가운데 가격 비중은 줄이고 대신 설계 등 품질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브랜드 가치도 심사에 반영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주공은 25.7평 이하에 적용하는 표준건축비(339만원)를 인상하는 방안과 함께 민간브랜드 사용을 허용할 방침이다. 공영개발로 인해 주택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한 사장은 9월 9일 대형건설업체 28개사 대표들을 만나 업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공이 주도하는 공영개발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표준건축비 인상해 공영개발 참여업체에 적정 이윤 보장할 것"

그러나 대형건설업체를 공영개발에 참여시키기 위해 적정 이윤을 보장해줄 경우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적정 이윤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분양가로 적용 되기 때문이다.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 안정화를 위해 25.7평 이하는 원가연동제를, 25.7평 이상은 '원가연동제+채권입찰제'를 적용받지만, 공영개발 과정에서 민간 업체에 과도한 이윤을 보장해 공사 입찰을 진행할 경우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 하다.

이런 지적에 대해 주공 한행수 사장은 "가격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25.7평 초과의 경우 표준건축비를 339만원 보다 인상하겠지만, 어느 정도 상한선은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적정 이윤 보장으로 대기업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겠다"면서, "입찰 과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택의 질과 함께 분양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한행수 사장의 뜻이 어떻게 관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행수 사장은 삼성건설(주) 주택사업본부장(93년),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97년) 등을 거친 삼성맨으로 부산상고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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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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