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요정-유리버섯

짧지만 곱게 사는 욕심없는 생명-유리버섯

등록 2005.09.17 00:02수정 2005.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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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버섯3
유리버섯3고평열
한가위다. 추석이다. 다들 고향으로 간다.
수 천년, 수 만년을 한 자리에 터 잡고 살아온 유리버섯은 갈 데도, 올 이도, 갈 수도 없다. 세모시 하얀 옷이 부끄러울 뿐….

유리버섯1
유리버섯1고평열
도회의 삶은 숲의 삶보다 더 어두운 삶, 흐느적거리는 도시의 네온, 바삐 움직이는 시간의 질주, 그 틈바구니에서 지친 사람들에겐 내가 사는 이 땅이 꿈의 땅이겠다. 한낮에도 빛이 그리웠던 이 땅이 생명의 땅이겠군. 군중 속에 살므로서 더욱 사무치고 사무치고 사무칠 외로움. 그래서 귀향이니 귀성이니 전쟁처럼 시달리면서도 기를 쓰고 고향을 찾는구나.


유리버섯4
유리버섯4고평열
고요함이 도를 넘어 적막한 이곳, 유리버섯의 고향은 참나무류가 우거진 숲이다. 간혹 섞인 소나무 몇 그루 있을 뿐, 잎 넓은 나무들이 주를 이루어 사는 숲 속엔 간간이 나뭇잎 사이로 빛이 스며들 뿐이다. 이 땅, 적막한 이 대지에는 기름진 세상으로 인해 병든 신체를 어루만질 생명이 있으니 정다운 고향에서 둥둥 강강수월래라도 놀아 보자.

유리버섯2
유리버섯2고평열
썩어가는 식물체, 혹은 반쯤 허물어진 소똥 위에 살지만 유리버섯의 모습은 수정처럼 눈부시다. 주어지는 만큼만 누리고 사는 욕심없는 생명, 짧지만 곱게 사는 유리버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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