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송종묵(73)할아버지가 귀절암에 대해 설명해준다서정일
"산의 모양이 여인네가 반듯하게 누워있는 모양새지."
송 할아버지는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며 두방산은 고흥에서 사산이라 하여 봉두산, 병풍산, 첨산과 함께 명산으로 꼽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구절암이 예로부터 귀하게 여기던 약수란 말을 빼놓지 않는다.
20여 미터는 족히 넘을만한 바위가 깎아지를 듯 서있는 두방산 정상의 귀절암, 가까이에 가 보면 어른 키만큼의 동굴이 세 개 있다. 동굴안쪽엔 야트막하게 물이 고여 있는데 바위사이에서 눈물 방울만한 물이 떨어져 만들어 놓은 웅덩이 샘이 바닥에 자리하고 있다.
"불가사이한 일입니다."
송 할아버지의 말이 이어지기 무섭게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다. 분명 귀절암 바위사이에서 웅덩이로 떨어지는 물은 이슬이 맺히듯 조심히 맺혔다 떨어지는 작디작은 방울인데 주민 모두가 식수로 사용하고 설거지물로도 사용한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 홍수가 나나 가뭄이 드나 물의 양이 일정하다며 집안으로 들어가 수도시설을 보여준다.
마을을 이리저리 돌아보니 유난히 장수하는 분들이 많고 피부 또한 곱다. 넌지시 물어보니 송 할아버지는 "물이 좋으니 그렇지 않겠냐"고 말하며 두방산은 여인네의 형상을 하고 있고 가슴 부분에 귀절암이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 품 안과 같은 두방산, 젖가슴에 해당하는 귀절암. 그곳에서 흐르는 젖줄은 아래쪽에 위치한 당곡마을로 흘러내려 주민 모두가 그것을 평생 마시고 살기에 뽀얀 피부로 장수를 누리는가 보다 하는 생각을 뒤로하고 수첩을 덮었다.
덧붙이는 글 | 물좋은 마을 전남 고흥군 동강면 매곡리 당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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