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간호사일을 하던 리사씨 남편 일수씨를 만나 한국땅 낙안읍성에서 6년 전부터 생활하고 있다서정일
"힘들지만 괜찮아요."
그녀는 인터뷰 내내 힘들지만 괜찮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 그만큼 한국에 적응해 보려고 노력하고 남편 그리고 아들 효진이와 함께 아름다운 삶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필리핀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던 그녀에게 분명 농사일은 힘든 일임엔 틀림없다. 그 힘든 일상 속에서도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남편 일수씨의 자상함 때문.
멀리서 바라보니 일터인 비닐하우스로 나가기 전 일수씨는 긴 장대를 들고 감나무를 휘젓고 있었다. 서너 개의 감을 따면, 그것을 리사가 까만 비닐봉지에 담았다. 그런데 출발하려는 오토바이 앞 바구니에 일수씨는 어느새 숨겨온 감 두 개를 다시 챙긴다.
"애 엄마가 감을 좋아해요, 과일을 좋아하니까요."
멋쩍은 듯 설명하는 일수씨, 결혼 후 6년여 동안 그런 보이지 않는 자상함이 리사가 한국에 정을 붙이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방송 필리핀까지 나갑니까?"
반신반의 하는 리사를 앞에 두고 <오마이뉴스>는 전 세계적으로 나가는 인터넷일간지라 설명하니 필리핀에 있는 엄마에게 '나는 잘 있어요. 보고 싶어요'라는 짤막한 영상편지까지 남긴다. 그리고 필리핀으로 전화를 거는 리사.
이제 시골엔 국제결혼이 낯설지 않다. 하지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일수씨와 그의 아내 리사처럼 오붓하게 서로 정을 주며 사랑하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낙안읍성 민속마을 http://www.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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