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은 소금만 사용한다. 고추가루를 쓸 수 있지만 산에는 없다.정헌종
파의 향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생각되면 미리 준비한 돼지고기를 몽땅 그릇에 넣고 서서히 익힌다. 돼지고기와 송이버섯은 궁합이 잘 맞으나 둘 다 달다는 것이 흠이다. 돼지고기와 송이의 비율은 부피가 비슷할 때 맛이 가장 좋다. 돼지고기는 다른 맛을 끌어들이는 성질이 강한 반면 송이버섯은 자기 향을 발하고 다른 성질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돼지고기의 성질을 중화시키는 데는 소주가 안성맞춤
따라서 송이버섯을 돼지고기와 섞을 때 돼지고기의 이러한 성질을 먼저 중화시켜야 송이의 맛과 향을 제대로 우려낼 수 있다. 산중에서는 이러한 성질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료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물이고 하나는 술이다. 물은 쉽게 구하지만 술은 사실 구하기 어렵다. 술이 없다면 물은 반드시 넣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산중 움막에는 소주 한 병 정도는 있는 법이니 그것을 이용하여 돼지고기가 잠길 정도로 소주와 물을 붓는다. 이때 소주는 1홉(소주 반 병) 정도 먼저 붓고 1분 이상 가열한 뒤 물로 나머지를 채우면 된다. 소주는 돼지고기의 흡수하는 성질에 따라 돼지고기 속으로 스며들고 소주는 돼지의 독특한 눅눅한 고기 향을 알코올 성분으로 휘발시키게 된다.
소금은 굵은 소금으로 간만 배이게 한다. 이때 어설프게 멋도 모르고 고추장이나 다른 양념으로 맛을 내어서는 안 된다. 소금은 향이 없으면서 맛을 내니 송이버섯 요리에서 양념으로 소금 한 가지만 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