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재선거 투표율, 과연 얼마나 나올까?

[주장] 누구든 쉽고 편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해달라

등록 2005.10.24 10:20수정 2005.10.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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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6일(수요일)은 전국 4곳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있는 날이다.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광주 지역도 재선거가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만 떠들썩할 뿐 정작 지역민들은 무덤덤하고 냉담한 태도다.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민을 대표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서 지역민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고 의정활동을 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다. 선거야말로 국민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재보궐선거는 사람들의 별 관심도 못끌고 선거일도 휴일이 아니기에 투표율이 아주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다.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경악할 정도

최근 재보궐선거 투표율을 보면 경악할 정도로 낮다. 2003년 10ㆍ30 재보궐선거는 34.2%, 2004년 6ㆍ5 재보궐선거는 28.5%, 2004년 10ㆍ30 재보궐선거는 33.2%이며, 2005년 올해 4ㆍ30 재보궐선거의 경우 33.6%였다. 겨우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투표 참여를 알리는 우편물. 이메일로 보내면 안되나요?
투표 참여를 알리는 우편물. 이메일로 보내면 안되나요?박청용
이렇듯 투표율이 저조한 재보궐선거는 지역민의 대표를 뽑는 행사라고 말하기에는 초라한 모습이다. 투표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진정한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고, 대표성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선거운동도 지역민의 의사를 수용하고 지역민에게 공약을 제시하는 등 생산적인 선거운동이 아니라, 각 정당의 조직표 싸움으로 번지는 경향이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지역민 전체의 지지도가 낮아도 조직표가 든든한 정당의 후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표율이 낮은 선거에서는 의원으로 뽑혔다고 하더라도 지역민의 대표로서 힘을 얻지 못하거나, 전체 지역 민의를 왜곡할 수도 한다. 따라서 투표율을 높임으로써 지역민의 정확한 민의를 반영하고 국민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시급한 과제다.


문제는 지역민들을 투표에 많이 참여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느냐이다. 먼저 정치 불신을 없애야 한다. 왜 국민들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관심이 없고 투표에 적게 참여하는 것일까? 밤낮 여야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 따라 싸우는 모습에서 정치인에게 환멸을 느끼고, 아무리 의원을 잘 뽑아봐야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정치적인 냉소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이념과 첨예화된 지역주의에 근거한 대립과 비방은 정치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가져왔다. 또 그같은 정치불신과 냉소주의는 언론에 의해 무책임하게 증폭되는 경향이 많았다. 정치는 혐오와 불신의 대상이 아니다. 정치는 국민이 참여해야 하는 아주 주요한 행위이며 비판과 토론을 통하여 합의하고 타협함으로써 나라와 국민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꼭 필요한 것이다. 언론은 한건 했다는 흥미 위주의 선정적인 보도 형태를 멈추고 정치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와 미래지향적인 인식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를 지역 축제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또 국회의원 선거를 지역 축제로 발전시켜서 지역민 모두가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선거라고 하면 딱딱하고 굳어지게 만드는 것은 군사독재정권 시대의 강압주의 선거 풍토에 기인한다. 지역민이 지역의 대표를 뽑는데 왜 그리 분위기가 무겁고 긴장감이 흐르는지 모르겠다. 투표소에 가 봐도 딱딱하고 써늘한 분위기다.

풍선도 달고 유명 가수의 노래 공연도 하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친근하고 재미난 선거문화를 왜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품을 뽑는 잔치라도 하면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투표율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지 않겠는가? 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역민이 많이 참여하고 선거를 즐기며 신나게 투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선거 문화와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관위의 선거소식지. 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선관위의 선거소식지. 투표를 촉구하고 있다.박청용
원하면 누구든지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를 하려면 귀찮고 성가신 일들이 너무 많다. 부재자 신고를 해야 하고 우편물을 받아야 하고 그것을 또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요즈음처럼 간편하고 순간적으로 행동하는 시대에 부재자 신고를 하고 다시 우편으로 보내는 것은 아주 번거로운 일이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사람 이외에는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별 이익도 없고 득도 없는 선거에 힘들여서 투표하려고 하지 않는다. 장애인들로선 우편 투표도 쉬운 일은 아니다. 좀더 쉽게 투표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는가?

요즈음처럼 집안에서 일을 다 처리하는 온라인 시대에 누가 투표장까지 가서 어렵게 투표를 하려고 하겠는가? 집에서 은행의 돈도 계좌이체하고 온라인으로 금융거래를 아주 편리하게 한다. 주식도 집이나 회사에서 온라인으로 하는 사람이 많다. 물건을 사도 홈쇼핑으로 전화 한통이면 안방까지 척척 배달되는데 왜 선거는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날로그 시대의 투표, 디지털 시대의 투표

다른 것은 다 첨단을 달리고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일이 처리되는데 투표만큼은 투표장에 직접 가야 하니 점점 투표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투표율이 줄어드는 것을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변화된 시대에 맞는 적절한 투표방법을 모색하여 실행할 때다.

특히 신세대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격감하는 이유는 투표장에 가야만 하는 고리타분한 투표방법 때문일 수도 있다. 이번 선거부터 선거 연령이 19세로 낮아졌다. 그러나 19세로 연령만 낮출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 방법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현대의 정보화된 생활은 인터넷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주 중요한 일도 인터넷과 이메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선거하면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가? 은행거래도 인터넷뱅킹으로 다 처리되고 있는데 왜 투표는 못하는가? 엄청난 액수의 금융거래도 보안시스템이나 인증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큰 문제없이 시행할 수 있다.

투표장의 투표절차 안내. 복잡하다.
투표장의 투표절차 안내. 복잡하다.박청용
요즈음 휴대폰도 일상의 가장 편리하고 중요한 생활용품이 되었다. 휴대폰으로 대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도 주고받고 정보를 내려받고 은행 뱅킹도 하고 사진을 찍어서 전송하고 못하는 것이 없다. 휴대폰으로 투표를 하면 얼마나 편리할 것이고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겠는가?

투표소는 아날로그 시대의 전형적인 유물이다. 이제 디지털 시대에 걸맞도록 투표소를 없애고 유ㆍ뮤선 통신을 활용하여 투표를 하도록 하자. IT강국이라고 떠들지만 말고 IT기술을 활용한 간편하고 편리한 투표제도로 국민의 정치적인 역량을 집결시켜야 할 때가 되었다.

투표는 유권자의 당당한 권리다. 이제는 국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채택할 때가 되었다. 장애인이나, 병원에 있는 사람이나, 다른 지역을 여행하거나 멀리 출장을 나간 사람이나, 직장에서나, 어디에서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면 투표율도 높아지고 그만큼 정확한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게 되고, 또 사회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번 10ㆍ26 국회의원 재선거는 투표율이 몇 %나 될지 궁금하다. 첨단을 달리는 편리한 인터넷과 휴대폰이 있음에도 투표장으로 가서 붓뚜껑을 찍어서 투표해야 한다니 정말 투표장 가기 싫다. 그래도 국민의 신성한 권리를 포기할 수 없는데 어쩔거나? 투표장에 가지 않고도 편리하고 쉬운 방법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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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출신. 경기도 광주 거주. 환경, 복지, 여행, 문학, 통일에 관심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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