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말만 많은 집단이 된 것 아닌지"

열린우리당 '정세균호' 출항... 정 의장, 첫날부터 당에 쓴소리

등록 2005.10.31 08:47수정 2005.10.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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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열린우리당 집행위원회 당의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총에 참석해 원혜영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집행위원회 당의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총에 참석해 원혜영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보강 : 31일 오전 10시 15분]

정세균 당의장, 첫 공식 업무 시작... 개혁 부진 질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 이어 당의장직까지 겸임하게 된 정세균 의장이 31일 첫 공식 일정으로 참석한 정책의총에서 강도높게 집권 여당의 개혁 부진을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장은 우선 10·26 재선거 참패에서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진 여당의 현실에 대해 "누구를 탓하기보다 나 자신부터 돌아보고 당의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며 "오늘의 위기는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고 내부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없다"고 의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특히 정 의장은 "우리당과 참여정부는 변화와 혁신의 총아였고 국민들의 열망이 우리의 시작이었지만, 어느덧 무사안일에 말만 많은 집단이 되지 않았는지 자문해야 한다"며 "개혁의 성과로 국민들을 설득했어야 했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정당함만 강변하고 당·정·청의 문제니까 기다려 달라고만 하지 않았는지 진지한 자기 성찰을 해봐야 할 때"라고 자기 반성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우리당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소하고 정치개혁을 이뤄냈다고 자부하지만 그것은 참여정부 출범과 동시에 당연히 했어야 하는 것이었다"며 "국민의 기대 수준은 열 걸음 앞인데 서너 걸음의 성과에 우리가 자만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외에도 정 의장은 ▲강고한 단결을 통한 범 여권 전체의 자기혁신 ▲자신의 현재 위치보다 한 단계 높은 역할수행을 강조하고, 당면한 정기국회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앞으로 계획과 포부를 전했다.

"국민 기대는 열걸음 앞인데 서너걸음 성과에 자만한 것 아닌가"


한편 이날 정 의장은 정책의총에 앞서 "강고한 단결로 조화로운 전진을 모색하는 임시 집행위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자신과 함께 임시 집행위원회를 꾸려나갈 10명의 집행위원들을 발표했다.

집행위원은 김영춘·박병석·유기홍·유선호·유재근·윤원호·이강래·이호웅·조배숙 의원, 그리고 김태일 대구시당위원장 등 10명이다.


정 의장은 집행위 구성과 관련해 "시도당 위원장들과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서 참신성과 합리성을 우선으로 선수, 지역, 정견, 여성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며 "임시 집행위원회는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임시 전당대회까지 상임중앙위원과 중앙위원의 권한을 대체해 당을 운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집행위원들은 신망과 능력을 갖춘 분들로 당의 결집과 국민의 신뢰를 되살려줄 것을 기대한다"며 "우리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왔고,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집행위원 발표에 앞서 "어제(30일) 진행된 임시 집행위원회 인선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임시 의장에 추대됐다"며 "무거운 마음과 엄중한 책임감으로 수락했고, 사즉생의 각오로 당을 새롭게 하고 다시금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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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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