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해탈한 듯한 모습. 하늘의 미소권미강
어디를 가나 뒹굴고 있는 돌. 화가 나면 확 차버리기도 하고 물수제비를 만들기 위해 강으로 던지기도 하고 예쁜 것은 주워 다 집에 두기도 한다. 하지만 수천 어쩌면 수억만 년 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돌.
그 돌에 생명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저 돌이거늘, 그러나 거기엔 하늘의 미소가 있다. 사람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산 전체가 노천박물관이라 할 만큼 유적들이 산재해있는 경주 남산, 연꽃이 아름다운 서출지 옆에 7년째 둥지를 틀고 있는 화가 야선(野仙) 박정희(41)씨는 인간의 미미한 세월의 존재보다 깊은, 돌에 담겨진 심상들을 하나 하나 끄집어냈다.
그 안에는 자비의 원천인 부처님이 있고 인류를 사랑으로 구원한 예수님도 있다. 늘 웃고 있는 옆집 할머니에서부터 천진난만한 아이도 있고 우리의 역사를 이어온 이순신, 안중근, 유관순 등 영웅들의 모습도 있다.
지난 여름부터 인연이 닿는 돌을 모으고 다시 인연이 맞는 돌들을 함께 붙이고 거기에 맞는 얼굴을 그려낸 그녀의 작품들. 그래서 지금 야선의 집에는 수천의 사람이 함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