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액제 국산온라인게임 한 개도 없어

'MMORPG=정액제 유료화' 공식 깨져... 부분 유료화 "고객의 니즈 반영한 수익 모델"

등록 2005.11.03 16:51수정 2005.11.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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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MMORPG=정액제 서비스'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용화한 국산 MMORPG 중에서 월정액제를 채택한 게임이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현재 오픈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게임 역시 대부분 부분 유료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국내에서 서비스된 전체 MMORPG 중 월정액제를 채택한 게임은 블리자드코리아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감마니아코리아의 '에버퀘스트2'밖에 없다. 두 게임은 모두 외국에서 한국에 직배사를 두고 서비스 하는 외산 게임이다.

결국 이 두 게임을 뺀 국산 MMORPG는 전부 표면적으로는 '무료화'를 선언하며 '부분 유료화'의 길을 택했다. 캐주얼 게임이 모두 부분 유료화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 유료화를 실시한 온라인 게임 중 정액제 게임은 단 한 개도 없는 셈이다.

넥슨의 '바람의나라'를 포함한 5개 MMORPG가 부분 유료화를 선언했고 '실크로드' '열혈강호 온라인' 등 모든 국산 MMORPG들이 정액제를 포기했다. 또 지난해 '탄트라' '디오 온라인' 등이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수익모델을 바꾼 데 이어 올해도 '프리스톤테일' '파천일검' '엔에이지' 등의 게임이 줄줄이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

<길드워>도 부분 유료화 고려 중

이 같은 여파로 결국 오픈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개발사들에게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요구르팅'이 지난 8월, 3개의 아이템을 가지고 제한적 부분 유료화를 진행했지만 대외적으로 무료화를 선언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아크로드' '라스트 카오스' 역시 연내 상용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까지 결정을 못 내렸다.


엔씨소프트의 '길드워'는 북미지역에서 일반화된 방식인 패키지 판매형 유료화를 진행했던 경우. 엔씨소프트는 '길드워'의 과금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최근 부분 유료화로 전환할 것을 고려 중이다. 또 '시티오브히어로' 등 향후 서비스 할 MMORPG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부분 유료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접 4만명으로도 불안하다?


동접자 4만명을 넘어서며 호조를 보이던 '데카론' 역시 지난 1일 부분 유료화를 선언했다. '데카론'의 부분 유료화 발표가 나오자 이날 행사장에선 "동접 4만명으로도 불안한 게 지금의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이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반기 최대 이슈 메이커였던 '로한'까지 부분 유료화를 선택할지는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게임트릭스 집계에서 동접수 7만명을 돌파한 '로한'을 서비스하고 있는 써니YNK는 요즘 부분유료화와 월정액제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연내 상용화'라는 내부방침을 정했지만 수익모델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써니YNK 최정훈 이사의 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해 말과 내년 초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는 '썬' '제라' '데코 온라인' '라플레 크리에' 등의 마케팅팀에는 '부분 유료화와 정액제에 대해 분석하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란 온라인' 부분 유료화로 대만에서 대박

다음게임을 통해 서비스된 '란 온라인'은 국내에서 참패했지만 해외에서 부분 유료화로 방향을 전환하며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란 온라인'은 대만에서 부분 유료화를 채택, 상용 온라인게임 인기 순위에서 '리니지'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엠게임의 '열혈강호' 역시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경우다. 엠게임에 따르면 '열혈강호'는 부분 유료화 이후 매달 10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고 '영웅 온라인' 역시 비슷한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또 국내에 MMORPG 최초로 부분 유료화를 채택했던 '거상'도 중국에서 부분 유료화를 진행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거상'은 특히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 서비스된 게임 중 최초로 부분 유료화를 택한 게임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MMORPG 본질 흐리지마라'

MMORPG의 부분 유료화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자 게임서비스를 맡은 각 회사 마케팅팀에서는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또 유료화에 가장 민감한 게이머들 역시 인터넷에서 유료화 방식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정액제를 옹호하는 편에서는 'MMORPG의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주장한다. 아이템 현금거래로 계정, 게임머니를 사고 파는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게임내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분 유료화는 MMORPG의 틀 자체를 흔든다는 것이다. 팔리는 아이템을 만들려면 어쩔 수 없이 게임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것은 곧 밸런스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 정액제를 고수하자는 편의 주장이다.

하지만 부분유료화를 찬성하는 쪽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어쩔 수 없이 부분유료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마케터는 "지금은 마치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정액제를 하고 경쟁에 뒤처진 게임만 부분유료화를 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MMORPG가 정액제 대신 부분 유료화를 선택한 것은 고객의 니즈(Needs)였고, 시장이 변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나온 수익모델이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디스이즈게임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디스이즈게임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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