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휴머니스트
지난 10월 26일 재선거 직후, 박근혜 대표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선진한국 건설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을 주제로 한 영남대 경영대학원 특강을 맡았다.
강의 내용 중 "과거사 청산, 이념 논쟁 등 역사에 대한 한풀이와 피해의식은 이제 버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과거사 청산과 진실 규명이란 화두는 두고두고 국민들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있는, 치유되지 않은 채 영원히 벌어져 있는 상처라는 점을 생각할 때 너무나 정치적인 발언이 아니었을까?
각설하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확한 기록을 통해 후세에 전함으로써 기록문화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최근 교육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바른 역사, 이른바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오직 대학 진학만을 목적으로 했던, 주입식 수업과 암기 학습으로만 이뤄졌던 그 동안의 딱딱했던 역사 수업을 넘어서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와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이 살아 있는 역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탄생했던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다들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그 필진인 전국역사교사모임이 또 다시 일을 냈다. 3년 6개월의 개발기간, 175명의 개발인원 등 숫자가 함축하는 의미 이상이요,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라는 제목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구세대의 낡고 진부한 개념의 교과서를 근본적으로 혁신함으로써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갈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21세형 새로운 개념의 대안교과서이자, 온 국민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교양 역사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의 세계사 교과서들이 답습했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세계사는 한국사가 포함되지 않는 다른 나라의 역사라는 분절적인 역사관과 함께 세계사는 곧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중심의 역사관을 중심으로 기술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는 바로 그러한 역사관을 극복한,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를 구현하고 있다. 즉, 유럽과 미국이라는 서구 중심의 역사관을 넘어 진정으로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공존하는 세계사를 담아냈으며 연장선으로써 한국사 또한 세계사의 한 단면임을 주지하고 기존의 한국사와 세계사가 속된말로 따로 노는 문제점을 없앤, 세계 인류 역사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실현되지 못한 역사, 즉 '어쩔 수 없이 되어버린 역사'뿐 아니라 후대의 평가를 통해 '그렇게 되었어야 할 역사' 또한 다루고 있다는 점은 청소년들을 위한 역사 교과서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는 역사는 곧 살아있는 역사'라는 기획의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이 작품의 백미라고 꼽고 싶다.
더 이상의 언급은 사족에 불과하다. 발간사 한 대목이 이 책의 모든 것을 그대로 말해준다.
"꼬박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 눈으로 보는 세계사를 구현하기 위해 무진 노력했다. 더불어 살고 있는 세계인과 다채로운 문화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교류하고, 다가올 미래를 평화롭고 건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우리 청소년들이 21세기 세계 역사에서 줏대 있고, 너그러운 생각을 지닌 세계인이 되리라는 꿈을 품어본다. 이제 한국인을 위한 세계사, 그 첫걸음을 내딛는다."
끝으로 이 책을 접하는 순간,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써 내려간 5년 간의 기록을 담은 한비야 씨의 에세이집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가 생각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 (휴머니스트 [전2권] / 각 권 1만 8천원)
[인문] 세계종교사상사 – 미르치아 엘리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