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친구들과의 군대얘기가 자못 진지하다. 모두 예비역2년차로 왼쪽부터 최낙영, 용동원.안윤학
GP 총기난사 사건, 28사 공포탄 사건, 훈련병 인분 사건, '멸치장군' 신 준장 폭행사건, 그리고 얼마 전 전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던 고(故) 노충국씨 사건에 이르기까지, 최근 세간에 가장 뜨거운 화두는 아마도 '군대'인 듯하다.
사실 '군대얘기'라면 예비역 남자들이 모이는 술자리에선 언제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안주거리다. 예비역들은 "3년도 안되는 경험으로 30년 동안 재미있게 말할 수 있는 게 군대"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술자리에서 술술 나오는 예비역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였어도 최근의 불상사는 터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한 선배의 자조 섞인 말도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지난 5일 밤,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군대얘기는 뜨거운 감자였다. 최근 군대에서의 불행한 사건들 때문이었을까. 재미난 에피소드들은 잠시 모습을 감췄고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군대 가면 철든다...하지만 2년은 너무 길다"
"군대를 갔던 게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도움이 됐지."
먼저 입을 연 것은 부대 특성상 마치 수험생들처럼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군 생활을 했다는 김태욱(25, 예비역 2년차)씨. 그는 힘든 일들을 경험해 봄으로써 인내심, 자신감, 집중력, 의지력 등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많이 배웠던 것은 '꺼진 불도 다시 보자'였어. 무슨 일을 하든지 대강, 대충 하는 게 없어지고 반드시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게 되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