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골프장 예정부지 인근 주민들은 10일 화순군청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박미경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무등산 골프장이 건설되면 영산강으로 합류하는 화순천과 지석천이 오염되고 지하수의 고갈과 오염으로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의 부족현상이 생기고 제초제 등의 사용으로 인해 환경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골프장 건설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순군과 동광건설이 골프장건설로 인한 환경파괴의 가장 큰 피해자인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골프장 추진계획은 주민들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주민동의 절차도 밟지 않은 막가파식의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주민들은 "화순군이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골프장 건설을 적극 추진하는 데 대한 군수의 해명"을 요구하며 군청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군청 앞에서의 시위를 끝으로 오후 5시30분경 자진 해산했다.
무등산 골프장은 전남 화순군 화순읍 서태리 일원에 47만여 평 27홀 규모로 87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며 화순군 한천면 농촌종합폐기물처리장 건설의 시행사인 동광건설이 사업자다.
골프장이 들어서는 화순읍 서태리와 도웅리 일원의 주민들은 골프장건설계획이 가시화되자 사업자측에 주민설명회를 요구, 지난 7월 14일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그러나 주민들이 '환경영향평보고서'가 주민들에게 사전에 공람되지 않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해 7월 20일로 연기됐었다.
7월 20일 다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제시한 골프장 조성으로 인한 각종 환경오염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 사업자인 동광건설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환경 및 재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기로 하고 기타 의견이 있을 경우 서면으로 제출키로 하면서 원만하게 끝났다.
이후 주민들이 서면으로 사업자측에 '공청회개최'를 요구하면서 지난 8월 25일 공청회를 시도했지만 무산됐고 8월 31일 2차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동광측이 제시한 환경 등 영향평가서를 둘러싸고 회사측과 주민측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2시간여 동안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이날 주민측 대표들은 "동광이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이제 시험단계에 있는 미생물 관리공법을 이용해 농민들이 연간 사용하는 농약량보다 적은 량의 농약을 사용할 것처럼 허위보고서를 작성하고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처음설계에는 없던 수로를 설계에 넣고 당초 설계면적보다 골프장 면적을 확대하는 등 주민들을 속였다"며 "도덕성이 결여된 회사와 더 이상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민측 대표들과 주민들은 더 이상의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공청회 도중 집단 퇴장, 군수실로 몰려가 40여분간 군수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군수가 40여분이나 지난 후 "만나겠다"란 의사를 표명하자 "군수가 자리에 있으면서도 주민들을 40여분이나 기다리게 한 것은 만날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면담을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화순군과 동광은 "두 차례의 설명회에 이어 주민들의 서면 요구에 따라 지난 1차, 2차 공청회를 열었고 주민들로 인해 공청회가 끝까지 진행되지 못했지만 두 번의 공청회는 열렸기에 공청회로 인한 법적인 하자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민측은 "1차 공청회는 연기된 것이고 2차 공청회는 회사측이 허위 답변서를 제출, 공청회 개최가 무의미해 주민들이 퇴장한 것으로 공청회는 열리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