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에 쏘옥, 미니 비엔나 소시지 빵

오븐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전천후 빵

등록 2005.11.14 14:37수정 2005.11.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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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밀가루, 비엔나 소시지, 이스트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미니 소시지 빵입니다.

밀가루, 비엔나 소시지, 이스트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미니 소시지 빵입니다. ⓒ 이효연

며칠 전 딸아이 간식으로 비엔나 소시지빵을 만들었습니다. 매번 간식을 집에서 만들어 주는 '부지런한 엄마'는 아니지만 요즘 들어 부쩍 딸아이가 초콜릿 같이 단 과자를 밝히는 것 같아 설탕 섭취도 줄일 겸 오래간만에 오븐도 돌릴 겸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팔을 걷어붙였다'고 하는 데는 사실 이유가 있습니다. 간식을 만들 때에는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봤자 아이들 입이 짧아서 금세 싫증을 내기 때문에 재미 삼아 몇 개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빵이나 과자를 만들 때 적은 양을 맞춘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손이 커서 그런지, 분수가 없어 그런 것인지 만들다 보면 어느새 밀가루 반죽이 양푼 하나 가득 차고도 넘쳐 결국에는 앞 뒤 집과 나누어 먹어도 남을 정도가 되니까요. 한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오븐이며 찜기를 돌리다 보면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기도 하지요. 그러나 아무튼 빵을 만드는 날은 마음이 넉넉해서 참 좋습니다.

왠만한 과자 한 봉지 가격이 1천~2천 원대인 데 비해 같은 가격의 밀가루 한 봉지면 몇 번을 해 먹어도 남을 만큼의 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렴하기도 하고 콩이며 호두 같이 아이들 몸에 좋은 재료도 깨끗한 것을 골라 마음껏 넣어 만들 수 있으니 몸에도 좋지요. 밀가루 반죽에 식용유를 조금 넣어 손에 달라 붙지 않게 해서 한 덩어리 떼어 주면 '밀가루 찰흙'을 가지고 소꿉놀이를 하며 1~2시간은 거뜬하게 놀아 주는 딸아이 덕분에 빵을 만드는 날은 부엌에서 큰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대신 실컷 가지고 놀아 손때가 묻어 시커먼 회색이 된 밀가루 반죽을 오븐에 넣어 구워 내라는 아이의 생고집 때문에 좀 힘은 들더군요. 또 넉넉하게 만들어진 빵, 과자를 나눠 포장해서 아이 손을 잡고 옆 집 문을 두드리고, 그 빈 그릇에 이웃 아줌마가 채워 준 음식을 담아서 오는 길에는 '음식을 나누는 기쁨'에 대해서도 가르칠 수 있으니 교육적으로도 좋은 일입니다.

아직 한국에는 오븐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빵을 만든다는 것은 남의 일인 듯 싶고, 오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제대로 굽기'를 작정한다면 모르겠지만 집에 있는 찜기나 작은 오븐 토스터를 이용해도 소량의 간식은 만들 수가 있거든요.


재료 준비나 과정은 똑같이 하고 마지막 과정만 좀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오븐에 피자를 구워 먹지만, 우리는 빈대떡을 프라이팬에 지져 먹듯이 말입니다.

오늘은 한 입에 쏘옥 들어가는 '미니 소시지 빵'을 만들어 봅시다. 강력분과 수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스트, 비엔나 소시지 정도면 집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반드시 오븐에 굽지 않아도, 튀기거나 쪄도 맛이 있는 간편 요리예요.

재료


밀가루(강력분) 5컵, 드라이 이스트 3.5 작은술, 버터 5큰술, 따뜻한 물 1+1/4컵, 설탕 2/3컵, 소금 2작은술, 달걀 1개, 비엔나 소시지 20개, 달걀물 약간(달걀 1개를 풀어서 준비)


a 발효를 시킬 때에는 따뜻한 방에 두면 쉽게 빵이 부풀어 오릅니다.

발효를 시킬 때에는 따뜻한 방에 두면 쉽게 빵이 부풀어 오릅니다. ⓒ 이효연

1. 드라이 이스트를 설탕 1작은술을 넣은 따뜻한 물에 넣어 기포가 올라올 때 까지 기다린 후

2. 버터 등 다른 재료와 밀가루를 넣어 같이 섞은 후 끈기가 생기도록 치대 주세요.

a 일정한 크기로 가위로 잘라 주면 편하지요.

일정한 크기로 가위로 잘라 주면 편하지요. ⓒ 이효연

3. 따뜻한 곳에 놓아 반죽이 두 배로 부풀면 팍팍 눌러서 공기를 뺀 후 다시 15분 정도 따뜻한 곳에 두어 2차 발효 시킨 후

4. 가래떡 같이 쭉 길게 늘인 다음 가위로 일정 길이 만큼 싹둑 싹둑 잘라 주세요.

a 소시지에 밀가루를 감으며 학창 시절 교련 시간에 붕대 감던 추억이 떠올랐어요.

소시지에 밀가루를 감으며 학창 시절 교련 시간에 붕대 감던 추억이 떠올랐어요. ⓒ 이효연

5. 일정 크기로 잘라 놓은 반죽 덩어리를 길게 늘여 비엔나 소시지에 붕대 감듯 감아 줍니다.

6. 오븐 팬을 준비해서 기름을 뿌리거나 버터를 살짝 발라 둡니다. 스프레이 오일이 없다면 그냥 식용유나 버터를 얇게 펴 발라도 문제 없습니다.

a 오븐에 굽는 경우에는 달걀물을 발라 주세요

오븐에 굽는 경우에는 달걀물을 발라 주세요 ⓒ 이효연

7. 달걀물도 발라 주면 노릇노릇 매끈하게 표면이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붓 대신 숟가락 뒷면을 사용해도 전혀 지장 없구요. 220도 오븐에서 15분 정도 구워 내면 완성입니다.

a 찜통에 쪄 내도 맛있는 소시지 빵을 만들 수 있어요.

찜통에 쪄 내도 맛있는 소시지 빵을 만들 수 있어요. ⓒ 이효연

8. 튀김 기름을 넉넉하게 넣고 튀기거나 김 오른 찜기에 넣어 쪄 내도 맛이 아주 좋아요.

a 찜통에 쪄 낸 쫄깃한 식빵 맛의 소시지 빵입니다.

찜통에 쪄 낸 쫄깃한 식빵 맛의 소시지 빵입니다. ⓒ 이효연

찜통에 쪄 낸 미니 소시지 빵은 마치 가장자리를 떼어낸 촉촉한 식빵 맛입니다. 부드러워서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구요. 튀겨낸 미니 소시지 빵은 바삭 바삭한 맛에 맥주 안주로도 좋습니다. 이 때에는 토마토 케첩이나 양겨자를 곁들이면 더 좋겠지요. 한 입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라서 먹기도 편하구요. 넉넉히 준비해 두면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든든합니다.

a 토마토 케첩과 양겨자, 야채를 곁들이면 간단한 맥주 안주로도 손색 없어요.

토마토 케첩과 양겨자, 야채를 곁들이면 간단한 맥주 안주로도 손색 없어요. ⓒ 이효연

덧붙이는 글 | 날이 선선해지면서 요리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졌습니다. 추운 계절에는 요리를 하고 난 후 느껴지는 집안의 훈훈한 기운이 참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지요. '멋대로 요리' 이효연의 http://blog.empas.com/happymc

덧붙이는 글 날이 선선해지면서 요리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졌습니다. 추운 계절에는 요리를 하고 난 후 느껴지는 집안의 훈훈한 기운이 참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지요. '멋대로 요리' 이효연의 http://blog.empas.com/happy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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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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