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포구에서 본 낙조유근종
흔히 순천만하면 S자곡선의 물길과 노을, 춤추는 황금빛 갈대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순천만에 갈대와 S자곡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온갖 풍성함을 제공하는 개펄이 있기에 순천만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순천만은 약 40Km의 해안선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4.4평방Km의 갈대밭은 국내 최대 규모이며 염습지가 있어서 희귀 조류와 200여 종의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의 보고(寶庫)다.
지난 2000년 초, 마산에 있는 어린 사촌동생들을 데리고 순천만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 중 큰애 정은이는 아주 어릴 적 기찻길 옆 아파트에 살아서인지 "오빠야! 기차여행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 덕에 모처럼 차를 놔두고 진주에서 순천 가는 기차를 탄 적이 있다.
철새공부도 시킬 겸 데려간 그 때가 한겨울이라 어린 동생들을 무척 고생시킨 것 같아 지금 생각해도 적잖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 때 찾아간 곳이 갈대와 철새로 유명한 대대포구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은 춥고 철새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순간 '차라리 개펄이 있는 와온으로 갈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추위를 동생들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