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갈대가 힘없이 옆으로 누워 버렸네요.박미경
“엄마! 빨리 일요일이 됐으면 좋겠어!”
“왜?”
“일요일에 눈이 내린데.”
“어떻게 알았니?”
“응, 뉴스에서 봤어!”
“그랬구나, 그런데 눈이 안 올 수도 있으니까 너무 기다리지는 마!”
이번주 내내 일요일에 첫눈이 내릴 거라며 기대하는 큰딸 혜준이에게 제가 해준 말입니다. 제가 아직도 기상청을 덜 신임하는 탓인지 눈이 꼭 올 거라고 말했다가 혹 아이가 실망할까 염려스러웠거든요.
아이는 며칠 전 일기예보를 통해 '일요일에는 전국적으로 눈이 내릴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매일매일 일요일만을 기다려 왔습니다. 드디어 토요일 저녁, 서울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에 첫눈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수북히 쌓인 눈을 TV화면을 통해 보면서 우리 가족도 열심히 하늘을 쳐다보았지요.
그러나 우리가 사는 화순의 하늘은 뿌옇게 흐려 있기는 했지만 좀처럼 눈을 뿌려줄 기색이 보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