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그래도 탐사보도는 계속돼야"

'MBC PD수첩 황우석보도' 관련 논평 발표

등록 2005.12.07 16:49수정 2005.12.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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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7일 <'취재윤리' 문제 극복하고 탐사보도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제하의 논평에서 "'PD수첩'이 취재윤리를 위반했다고 해서 PD저널리즘의 긍정적 역할까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우리 사회가 차분하게 과학연구의 윤리와 취재윤리, 민주적인 공론장의 형성 등에서 한 단계 진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은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재과정에 취재원들에게 취재의 목적을 속이고, 이들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 등을 인터뷰를 하는 등 취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공익과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취재일수록 취재 과정은 정정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해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을 엄중하게 비판하면서도 "PD 저널리즘의 긍정적 역할까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그동안 'PD 저널리즘'은 방송보도의 취약한 심층성을 보완하면서 우리 사회 곳곳의 병폐들을 바로 잡는 등 공익적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일로 'PD 저널리즘' 전반이 위축되거나 그 역할이 부정된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민주적 공론장' 형성을 저해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를 비판했다. "일부 언론들은 최소한의 언론의 도리를 지키기 보다는 네티즌들의 황 교수 지지 움직임에 편승했으며, 취재윤리 문제가 드러난 이후에는 'PD수첩'의 잘못을 비판하는 데서 나아가 MBC의 공영시스템 자체를 문제 삼는 식의 호도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언론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어렵고 민감한 문제일수록 민주적인 공론장에서 토론하고 성숙한 해결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며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성숙한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2005년 3월에 발족한 연대단체로 72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방송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 대안 제시 및 미디어모니터링 등 수용자 주권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논평 전문이다.


'취재윤리' 문제 극복하고 탐사보도는 계속되어야 한다

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4일 MBC가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성명을 내고 PD수첩 제작진들을 징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 가운데는 제작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고, 일부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MBC의 공영체제에 대한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황교수의 연구를 위해 난자를 기증하겠다는 1천여 명의 여성들이 ‘기증식’을 여는 등 황교수에 대한 지지 분위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PD수첩의 잘못과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가 차분하게 과학연구의 윤리와 취재윤리, 민주적인 공론장의 형성 등에서 한 단계 진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은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MBC PD수첩이 취재과정에 취재원들에게 취재의 목적을 속이고, 이들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 등을 인터뷰를 하는 등 취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더욱이 황 교수팀의 연구 윤리를 지적한 PD수첩이 정작 자신들은 취재윤리를 어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공익과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취재일수록 취재 과정은 정정당당해야 한다.

MBC는 PD수첩 제작진의 취재윤리 위반을 철저히 조사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PD수첩이 취재윤리를 위반했다고 해서 PD저널리즘의 긍정적 역할까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비록 PD수첩이 황 교수와 관련한 취재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위반하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이번 일로 ‘PD저널리즘’ 전반이 위축되거나 그 역할이 부정된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이 될 것이다.

그동안 ‘PD저널리즘’은 방송보도의 취약한 심층성을 보완하면서 우리 사회 곳곳의 병폐들을 바로 잡는 등 공익적 역할을 해왔다. PD수첩 역시 오랜 기간 동안 탐사보도, 심층보로를 주도해온 ‘대표적인 시사고발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취재윤리 문제로 ‘PD저널리즘’과 이를 추구하는 시사고발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사고발프로그램들이 보다 엄정한 취재윤리의 기준을 세우고 실천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PD저널리즘’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언론들은 차분한 보도로 ‘민주적 공론장’ 형성에 나서라

그 동안 일부 신문들이 보여준 태도는 단순히 ‘연구윤리 논란’이나 ‘취재윤리 논란’에 대한 보도 문제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민주적 여론형성 시스템 붕괴’를 우려하게 만든다.

PD수첩이 황 교수팀의 연구윤리를 방송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황 교수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 움직임이 일었다. 이후 PD수첩이 제기한 연구윤리 문제가 사실로 드러났지만 PD수첩에 대한 광고 중단사태가 벌어지는 등 비정상적 대응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들은 최소한의 언론의 도리를 지키기 보다는 네티즌들의 황 교수 지지 움직임에 편승했으며, 취재윤리 문제가 드러난 이후에는 PD수첩의 잘못을 비판하는 데서 나아가 MBC의 공영시스템 자체를 문제 삼는 식의 호도된 여론을 조성하고 있기까지 하다.

언론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어렵고 민감한 문제일수록 민주적인 공론장에서 토론하고 성숙한 해결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덧붙이는 글 | 이지혜 기자는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소속 단체인 민언련 활동가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지혜 기자는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소속 단체인 민언련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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