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11월 8일 A10면.조선PDF
역시나 이들은 아니다. 조중동은 오히려 "사학 간판 빌려 '좌파 전위대'를 키우려 한다"(동아일보 13일치 사설 제목)면서 학교폐쇄론자들을 편들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13일치 사설에서 "상산고 홍성대 이사장은 '…다른 이념을 가진 인사들이 뛰어들어 헌법에도 맞지 않는 자신들의 교육철학을 강의하려 든다면 그런 학교는 없는 게 낫다'고 했다. 이들의 지적은 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이유 있는 항변들이다"고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이 신문은 하루 전에 나온 12일치 사설에서도 "교육의 30%가량을 떠맡고 있는 사학의 경영주체인 법인들은 학교 폐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념 편향적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학교 이사회를 변질시킬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감정까지 보태어 내용을 중계하고 있다.
이 사설은 결론에서 "교육 수요자인 다수 국민이 극히 일부의 사학 비리 때문에 학교를 전교조 손에 넘겨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학부모들도 사학법인들과 함께 자구(自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사학재단을 거들고 있다.
물론 이에 앞서 나온 <동아일보> 10일치 사설에서는 "헌법소원 등 법률적 대응수단은 충분히 강구하되 휴교나 신입생 모집 중단 같은 극단적 투쟁은 피해야 한다"고 적긴 했지만, 여전히 "법을 무리하게 만든 세력에 대해 사학법인들이 강경하게 반발하는 것은 자위권 차원에서 당연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 술 더 뜨고 나섰다. 이 신문은 10일치 '사학법에 무슨 딴 뜻 있기에 이렇게 밀어붙였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이에 대한 항의로 다음주 중 하루를 휴교하고 앞으로 헌법소원, 정권퇴진 운동, 2006년도 신입생 모집 중지, 학교 폐쇄 등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한 뒤, '사학법이 개정되면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질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신문은 속내를 다음처럼 솔직히 드러내고 있다.
"학교 재단들이 교육의 뜻을 접고, 있는 학교마저 문을 닫겠다고 나서면 정부와 여당이 책임질 것인가. 더구나 각 종교 교단들이 자신들의 종교적 건학 정신에 맞는 교육을 시키지 못한다면 왜 출혈을 해가며 교육에 투자하겠는가."
사학재단과 한통속이 되어 교육부와 정치권을 협박하기에 이른 셈이다.
학교폐쇄, 맞장구 이어 협박까지
<중앙일보> 또한 학교폐쇄 시도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이 신문은 12일치 사설 '손 놓고 있던 교육부 뒤늦게 으름장'에서 학교폐쇄론을 내세운 사학재단을 편들고 나선 반면, '학습권 피해 우려'를 밝힌 교육부를 비판했다.
"학생 모집 중지와 신입생 배정 거부는 물론 학교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교육 현장이 대혼란에 빠지는 최악의 사태가 우려된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책임이 크다."
이어 이 신문은 "나 몰라라 하던 교육부는 사학들이 집단적인 위법 행동을 할 경우 법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사학과 교육당국의 대립이 학생의 학습권과 수업권 침해로 이어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 교육부는 개정안 시행령에 반드시 사학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눈을 씻고 봐도 학교 문을 닫겠다는 사학재단을 비판하는 내용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