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고맙습니다."한나영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 하는 여학생 정정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념 열쇠고리와 전통차를 내밀며 고마움을 표한다. 깍쟁이 조위 역시 예쁜 사랑의 편지를 써서 나를 감동시켰다.
가르치는 게 직업인 나로서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고맙다며 찾아오는 이들의 감사 표시가 내게는 과분할 뿐이다. 종강했다고 교수에게 인사하러 오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된 요즈음, 이들 유학생들이 보여주는 끈끈한 사랑은 정겹기만 하다. '사제간의 정'이라는 고풍스러운(?) 말도 새삼스레 떠오른다.
이들은 이미 성인이지만 한국어를 배운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그 마음은 마치 어린 아이와 같다. 아이들처럼 순수하다. 자기 나라에서 일 년 남짓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처음의 어눌했던 발음이나 억양이 많이 좋아졌고 사용하는 어휘나 표현 역시 살이 붙어 그런 대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의 이런 모습들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게 한다. 과장되게 말한다면 맹자의 군자삼락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