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은 지금 눈에 점령당했다

등록 2005.12.21 14:12수정 2005.12.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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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고 있는 지리산골 하동군 악양면은 지리산 자락이라 눈이 많이 내릴 것 같지만 사실은 눈이 거의 오지 않는 곳입니다. 그동안 눈다운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았는데 오늘(21일) 내리는군요.


아침 출근길을 힘들게 만든 것도, 농민들의 밥줄인 비닐하우스를 폭삭 눌러 버린 것도 눈이지만, 눈이 무슨 죄가 있나요? 그냥 내릴 때가 되었기에 내릴 뿐입니다.

눈님!
이제 그만 내리세요.

공습경보

공습이 시작되었다.
공습이 시작되었다.조태용
오전 11시였다.
소리 없이 그들이 왔다.

그들이 내려온다.
그들이 내려온다.조태용
작전은 치밀했다. 그들은 삼나무, 잔디, 운동장, 학교 옥상 위, 지상의 모든 곳에 낙하를 시도했다.


나무에도 내려온다.
나무에도 내려온다.조태용
착지는 조용했고 실패는 없었다.

잔디에도 내려온다.
잔디에도 내려온다.조태용
그들은 나무들을 하나씩 삼켜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곧 모든 대지를 삼켰다.


학교에도 내려온다.
학교에도 내려온다.조태용
명백한 공습이다. 대지의 항거는 이미 진압되었다.

운동장에도 내려온다.
운동장에도 내려온다.조태용
지상은 지금 눈에 점령당했다.

덧붙이는 글 | 도,농커뮤니티 자연을 닮은 사람들에 소개되었습니다.(www.naturei.net)

덧붙이는 글 도,농커뮤니티 자연을 닮은 사람들에 소개되었습니다.(www.nature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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