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12월 정식 이사 체제 출범을 선언하고 정상화된 상지대학교.상지대학교
이강두 의원이 주도한 청원서를 보면 현재 상지대에 마치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김문기 전 이사장의 비리로 인해 93년부터 11년간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됐지만, 상지대에는 강만길·김성훈·김찬국·한완상 등 명망 있는 인물들이 총장으로 재임했고 이들은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학교 정상화와 민주적 운영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강원도에서 입시 경쟁률이 가장 높은 대학으로 성장했으며, 장학금 수혜율이 26%에 육박하는 등 건실한 사학으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육부에서 파견하는 관선 이사 임기가 2년이었던 탓에 2년마다 한 차례씩 김문기 전 이사장의 집요한 복귀시도가 있었다. 상지대 교수협의회 공동 대표인 정대화(정치학)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문기씨는 정치권이나 교육부 등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끊임없이 복귀 시도를 했어요. 95년에 교육부 감사 때 김문기 전 이사장 측 인사들에 의해 김찬국 총장이 부당하게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학내 구성원들이 위기 의식을 강하게 느꼈죠. 잘못하다가는 학교가 다시 김문기씨 손에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또 90년대 말에는 김문기씨가 전국에 있는 2만 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상지대가 부패했다'는 요지의 문서를 배포해 복권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상지대는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임시 이사 체제를 이어가다가 2003년 12월 교육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해 결국 2004년 1월 1일 정식 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초대 이사장은 경제학계의 거두인 변형윤 서울대 전 교수가 맡았다. 재단 이사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이영수 <교수신문> 사장, 김범일 가나안 농군학교 교장, 김승오 신부, 그리고 교육부 추천 3인을 선임했다. 신망이 두터운 학계·시민단체·지역·종교계 인사를 아우르는 이사진을 구성한 셈.
사실 상지대는 일찌감치 개방형 이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개정된 사학법과는 무관하다. 진작 이사회를 개방하고 공익적 이사 구성을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정대화 교수는 상지대 정상화의 원동력은 학내 구성원들의 강한 단결력과 지역사회 및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원과 연대라고 말한다. 여기에 임시 이사 체제 속에서도 학내 민주화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발전적 모델로 '시민대학'을 제시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시민대학은 대학 구성주체가 시민사회와 협력해 공동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것으로 상지대의 교육목표이자 운영방식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포괄적 개념. 시민사회와의 협력으로 부패 사학이 탈바꿈한 만큼 이들과 함께 대학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학교에 십일조내는 교직원들, 학생과 함께 하는 총장추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