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사랑, 아직도 있다고 믿고 싶다

[서평] 최인호의 <겨울나그네>

등록 2005.12.23 05:30수정 2005.12.23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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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열림원
"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하고 그토록 생각하고 그토록 기도하던 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그 아름답던 젊음은 저 무덤 속에 묻혀 있는 거짓이다. 그 아름답던 젊음은 저 무덤 속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그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옛날을 말하던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어디로 갔는가.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저녁놀 속에 사라지는 굴뚝 위의 흰 연기와도 같았나니..." - 책 본문 중에서



최인호는 우리 시대의 작가로 통하고 있다. 그의 소설들은 마치 보석과 같아서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소설 <겨울 나그네>는 젊은 연인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로 '변치 않는 사랑의 원형과 청춘의 초상'을 그려내겠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였다.

1984년에 <동아일보>에 1여 년간 연재됐고 이번 2005년 개정판은 200매 정도를 삭제하고, 부분 부분을 세밀하게 개작해 펴냈다고 한다.

순수한 사랑의 시작, 참을 수 없는 눈물

나는 1990년 <겨울 나그네>가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남자 주인공 민우 역은 손창민, 여자 주인공 다혜 역은 김희애였다. 둘은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여줘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드라마, 영화만큼이나 슬픈 것이 바로 다름아닌 원작 소설. 게다가 최인호 작가가 세밀하게 개작한 개정판이라고 한다. 순수한 사랑의 시작, <겨울 나그네>를 펼치는 순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흐른다.


최인호 작가는 스케일이 큰 소설을 쓰기로 유명하다. 특히 그의 소설 <별들의 고향> <해신> <상도>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등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겨울 나그네>는 그의 또 다른 문학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사랑 이야기는 자칫 진부해질 수 있다지만 최인호는 결코 우리를 실망 시키지 않는다. <겨울 나그네>는 오래된 스테디셀러면서도 언제나 새로운 느낌을 준다.


요즘은 이러한 사랑이 없어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사랑, 애절하고 겨울에 내리는 은빛 눈처럼 개끗하고 순백색의 사랑. 요즘 시대에는 그러한 순수 사랑의 트렌드가 바뀌었는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소설들은 이제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겨울 나그네> 개정판은 다시금 지고지순한 사랑이 시대의 러브 트렌드였던 때로 돌아게끔 하는 매개체이다. 아니 연결체라고 하자. 최인호가 다시 우리를 추억 속의 사랑으로 인도하고 있다.

겨울 나그네 1

최인호 지음,
열림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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