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년가장 지용이의 '희망일기'

광주전산고 교직원·학생, 삼형제 고난에 힘 보태

등록 2005.12.26 20:55수정 2005.12.2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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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가장 박지용군에게 격려물품을 전달하고 있는 광주전산고 주규봉 교장과 강순태 교감.
소년가장 박지용군에게 격려물품을 전달하고 있는 광주전산고 주규봉 교장과 강순태 교감.김두헌
26일 광주광역시 전산고등학교(교장 주규봉)에서는 소년가장 박지용(1학년 2반)군을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광주 전산고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따뜻한 마음을 담아 지용군에게 격려 물품을 전달한 것.

현재 고등학교 1학년 지용이는 둘째인 중학생 동생, 막내인 초등학생 동생 등 삼형제가 오순도순 모여 혹한의 추위를 견뎌내고 있다.

몇 년 전 만 해도 지용이는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넉넉하진 않지만 화목한 가족의 품안에서 학교생활을 했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사고로 돌아가신 뒤 지난해에 엄마마저 삼형제 곁을 떠나고 말았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지고 싶은 것도 많은 삼형제에게는 부모님이 떠난 빈자리는 크고도 넓었다. 하지만 동생들을 아버지처럼 돌보는 큰 형 지용이가 있어 삼형제는 외롭지 않다.

지용이 가족에게 평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담임 김은진 교사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지용이가 동생들까지 추스르는 것을 보면서 자랑스러웠다"면서 그러나 "막내 동생이 아직 초등학생이어서 지용이에게 응석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지용군은 "둘째 동생이 모 중학교의 축구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는데 다른 학생들처럼 배불리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용군의 딱한 사정을 담임교사에게 전해들은 광주전산고 주규봉 교장을 비롯한 학생복지부 교사들은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지용이 돕기 운동을 펼쳐 격려품을 전달하는 등 지용이와 아픔을 함께 했다.


이날 전달된 격려 물품은 겨울을 날 지용이에게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용이 가족에게는 적지 않은 마음의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용이 가족의 이야기는 지난 12월 9일 '광주 KBS 열린 TV 남도'에서 20여분 간 방송되었으며 KBS광주방송총국(http://gwangju.kbs.co.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


지용이네 삼형제의 희망일기가 앞으로도 따스한 세상 밖으로 널리 퍼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소외된 학생들을 위한 희망가가 될 수 있길 많은 사람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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