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식 공동묘지최광식
카스는 서쪽, 유럽에서는 동쪽에서 생긴 종교를 열심히 동쪽으로 활발히 수송한 대동맥의 중추였다. 마니교, 불교, 조로아스터교, 경교(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 이슬람교. 위구르인들은 이 수많은 종교의 수송자였으며 실험정신 투철한 시험자들이었다. 그 흔적은 신강 위구르지역 곳곳의 유적에서 찾아볼수 있다.
이제는 동쪽에서 온 '마르크스교'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 놀랄만한 '유물무신교'의 영향은 정치적인 영향빼고는 종교적 영향은 미미한 것 같다. 이 지역사람들이 여전히 충실한 무슬림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로 봐서는 가장 늦게 생긴 종교인 '유물무신교'인 '마르크스교'는 역사의 일천함탓이라고 보기 보다는 인류 상상력의 보고인 '내세관'을 부정하는 조금 삭막한 이성이 기준이라 종교적 영향이 적은 듯하다.
충실한 신앙생활로 사부의 흠모를 받고 있다는 걸 모르는 내 위구르제자인 '투르손나이'는 한국사람들이 양을 안먹고 돼지를 먹는 걸 이해를 못했다. 한국은 산지가 75%이고 양을 키울만한 초원이 거의 없다는 말을 듣고 조금은 이해하는 눈치.
흠.. 생각해보니 그 거친 북방기마민족한테서 수천년간 나름대로 독립을 유지한 이유도 양을 키울만한 초지가 부족한 탓이 아닐까 한다. 초원기마민족에게는 태반이 산지였던 한반도가 큰 매력이지는 않았을 지도..
이슬람교가 관용과 유연의 종교라고 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배나온 기마민족이 좋아하는 먹거리로 들자면 '돼지고기'다.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꾸란에 "하나님께서 너희들에게 부여한 음식 중 좋은 것을 먹되 하나님께 감사하라.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 그러나 고의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먹을 경우는 죄악이 아니니라." 그 귀절을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연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기층 종교가 경직성과 배타성을 갖는 이유는 경전탓이 아니라 (믿는) 사람탓인 경우가 많다.
(필자주: 코란, 쿠란, 쿠-란, 꾸란, 쿠르란 등 이슬람 경전에 대한 많은 발음이 있지만, 꾸란이 가장 비슷한 발음에 가깝다고 해서 꾸란으로 합니다. 하지만 '한국 이슬람 중앙성원' 사이트에서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더군요.)
점심으로는 찐달걀 14개(7위안)와 수박 한덩이(4위안) 나는 네 개밖에 안먹었는데.. 흠.. 아! 맞다. 오토바이 기사도 2개!
근처에 월요일만 열린다는 시골바자르로. 우루무치 바자르는 좋게 얘기하면 현대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작위적인 바자르고, 카스 바자르는 규모도 크고 볼거리 살거리 잔뜩이지만, 정돈된 느낌이라 정이 안가는데 여기는 정말 시골바자르라 살아 숨쉬는 듯한 분위기다.
아이스크림먹는 아이, 꿀과 얼음을 넣은 요구르트를 먹는 아줌마, 삼사(양고기만두)를 먹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당나귀를 흥정하는 아저씨들, 당나귀를 끌고나온 할아버지, 당나귀마차를 타고가는 일가족등등. 위구르판 한국5일장이다. 추억이 떠올라서인지 더욱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