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립학교 재단의 '신입생 배정거부 사태'와 관련해 방송보도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단순 상황전달이나 대립갈등 구도를 전하는데 치중해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9일 '왜 사학재단의 '반교육적 행태'는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나' 제하의 논평에서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내건 투쟁에 대해서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전부터 '대란' 운운하며 비난해 왔던 방송이 정작 '교육대란'이 우려되었던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왜 사학재단의 비교육적 행태에 대해서는 '학생볼모', '교육대란' 등의 단어를 쓰며 비판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방송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언련은 방송3사가 이번 사태를 "정부와 사학재단의 '정면대결' 및 '갈등'으로 보도했다"며 이 같은 태도는 "정부와 사학재단 간의 갈등 상황을 부각함으로써, 이번 사태의 본질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볼모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학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물타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KBS는 6일 보도에서 "사학측과 교육 당국의 힘겨루기로 예비 소집일을 앞둔 학생들만 혼란에 쌓인 채 자신의 장래를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MBC도 "사학법을 둘러싼 정부와 사학계, 정치권의 극한적인 대립 속에서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만 커지고 있다"고 본질을 흐렸다. 특히 SBS는 학부모단체의 기자회견마저 학부모단체와 사학재단의 대립양상으로 보도하는데 그쳤으며, 7일 보도에서도 교육부와 사학, 청와대·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입장을 대립구도로 보도했다.
또한 민언련은 방송3사가 "비교육적인 사학재단의 '신입생 배정거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왜 사학재단들이 사학법 개정안에 대해 반교육적 행태까지 보이며 반대하는지"를 분석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KBS는 분석 형식의 보도에서 6일 '교육부와 사학이 제주에서 대립하는 이유'를 교육부와 사학 간의 세 대결로 분석했으며,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에 따른 비판여론 등을 쫓아가는데 그쳤다. SBS는 사학들의 반발로 인한 극단적인 상황에 초점을 맞춰 '갈등과 파행 중심'으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MBC는 초반 보도에서는 학생들의 입학일정 등을 보도했으나, 8일 <학교는 사유재산?>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쟁점을 분석해 차이를 보였다.
민언련은 "방송3사가 사립재단들의 '신입생 배정거부'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두고 이를 정부와 사학들의 갈등으로 호도하며 책임소재와 사태의 본질을 물타기하고, 제대로 된 분석보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학생들을 볼모 삼아 기본권인 '학습권'을 침해하는 사학들의 행위가 판단이 분명한 사안임에도 방송들이 '갈등'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방송의 공정한 보도는 단순 사실 나열이나 '대립․갈등식 중계보도'가 아니라 사태의 본질을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라며 방송3사에게 '공정한 보도'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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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지혜 기자는 민언련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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