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16일 LG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임원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개발(R&D) 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LG 구본무 회장(가운데)과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오른쪽) 등이 성과 내용을 보고 받고 있다.LG
임원승진 소식 듣자 책상 위에서 큰절
최근 삼성을 비롯해 LG, SK 등 대기업의 정기 인사가 이어지면서, 재벌 임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 임원은 많은 직장인들에게는 '꿈'이다. 말단 직원으로 출발해, 과장-차장-부장 등 20여년의 조직생활을 거치면서 임원이 되는 경우는 극소수다. 대기업의 경우 입사동기 가운데 임원까지 가는 경우는 5%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임원이 되면 그들에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우선 대우가 달라진다. 당장 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무보가 되면 1억3천만원 이상을 받는다.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할 경우 연봉은 다시 3천~5천만원 정도 상승한다.
이 돈은 세금이 빠진 실제 수령액이다. 또 성과급 등도 빠져있다. 따라서 성과급과 별도 판공비 등을 포함하면, 연봉은 단숨에 2억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약간 적은 1억2천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또 품위 유지 차원에서 여러 혜택도 이어진다. 회사는 이들에게 차량을 제공한다. 새내기 임원의 경우 대개 2천cc 정도의 중형차가 나온다.
삼성의 경우 현대차의 그랜저TG와 SM7(2300cc) 둘 중 하나를 선택할수 있다. 전무 이상이 되면 별도 운전기사가 배치된다. 차량도 에쿠스와 고급 외제 승용차(사장급)로 바뀐다. LG전자의 경우는 쏘나타 급(상무)-다이너스티 급(부사장)-에쿠스 급(사장)으로 알려져 있고, 금호 아시아나 그룹도 비슷하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그룹은 전무급에 한해 차량이 지원되고, 한화는 부사장급 이상이 돼야 회사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롯데는 대표이사가 돼야 회사에서 차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억대 연봉에 중형차·정밀건강진단 공짜... 퇴직 후에도 특별대우
달라진 대우만큼 복지 혜택도 크게 달라진다. 물론 기업마다 차이는 있다.
삼성은 부인과 함께 서울삼성병원에서 정밀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항문 내시경을 비롯해 MRI 등 고가의 건강진단서비스까지 포함돼 있다. 여기에 비용이 많이 드는 치과진료도 일부 재료비를 빼고, 비용을 모두 지원한다. LG그룹은 건강진단과 함께 손해보험 등 VIP급 상해보상보험도 가입시켜 준다.
또 대한항공은 임원에게 공짜로 국내외를 다닐수 있는 항공권을 제공한다. 해당 임원에겐 국내선 무료항공권이 6장, 직계가족과 장인·장모에게는 1인당 연간 3장씩이 나온다. 국제선 무료항공권도 연간 3장씩 제공된다. 아시아나 임원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비슷하다.
퇴직 이후에도 임원은 여전히 특별대우를 받는다. 삼성은 임원급이 퇴직하면 성우회에서 별도로 관리를 한다. 성우회는 삼성을 퇴직한 임원들의 모임이다. 또 퇴직한 후 최소 1~2년 동안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임금 등 각종 지원이 이뤄진다.
이는 다른 그룹들도 비슷하다. 두산은 2년 이상 임원으로 일할 경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퇴직 뒤 2년 동안 기존 임금의 70%를 지급한다. 금호 아시아나도 부사장급 이하 임원은 퇴직 뒤 1년간 연봉의 50%를, 사장급은 1년간 80%를 지원한다.
받는 것만큼 포기하는 것도 많다... 임원은 '파리 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