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페라하우스·전용콘서트홀 건립 문제 해결해야" | | |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일문일답 | | | | - 작년에 바로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지 않고 1년 동안 고문으로 활동하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음악감독은 모든 것을 다 책임져야 하므로 준비가 철저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아직도 완벽하게 준비됐다고 할 순 없지만, 오페라의 1막에 서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 네티즌들 중에 서울시향과 KBS 교향악단을 비교하기도 하는데 정 감독님이 보시는 객관적인 서울시향의 수준은 어떤지 그리고 향후 서울시향을 어느 정도까지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일단 비교한다는 건 좋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목표는 서울시향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키우는 것이지만, 거기에 앞서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 하나 정도는 우리나라에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올 한 해 베토벤 교향곡 9번까지 연주하며 집중적으로 조명하신다고 들었는데, 예전에도 도쿄필하모닉과 협연하신 적이 있고…. 굳이 또다시 베토벤의 곡을 선택하신 이유는.
"오케스트라 트레이닝 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다, 심포니 작곡가로서는 베토벤이 최고이기 때문에 주저없이 그분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 상임작곡가로 선임된 진은숙씨를 정 감독님이 추천하셨는데 원래부터 교분이 있으셨나요? 그리고 진은숙씨의 서울시향 내에서의 구체적 역할은 어떤 것인지.
"그분의 음악을 예전부터 좋아했을 뿐 따로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지휘자는 작곡가의 음악을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진은숙씨는 상임작곡가로서 공연기획과 교육프로그램 분야에서도 폭넓게 역할을 수행하리라 믿습니다."
- 올해 구민회관 공연을 11회 여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인지 그리고 지방으로 확대하실 계획은 없는지요.
"당연히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계속될 거구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지방에서도 공연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공연도 무척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그렇다면 전용콘서트홀이 완공된 후에도 이런 공연을 중단하지 않으신단 말씀인가요.
"물론입니다."
- 구민회관 공연과 실내악 공연 등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연주를 하다보면 정 감독님이 추구하는 음악세계에 훼손을 주지 않을지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이 아닌 구민회관에서 하는 공연이라 해서 대충 음악회를 준비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같은 곡을 연주할 때 한 노트(note)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다만 해설을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쉽게 다가갈 수는 있을 거라고 봅니다."
- 흔히 '거장'이라 불리는데 마음에 드시는지.
"외국 사람들이 저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음악가들에게도 하나씩 별칭을 만들어서 부르곤 하는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경화, 정명화 두 누님과는 자주 만나시는지요.
"제가 피아노를 안 하기 때문에 협연할 일은 거의 없구요, 그래도 일년에 한두 번씩은 개인적으로 만납니다."
-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오페라하우스와 전용콘서트홀 건립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 감독님의 활동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인지.
"장기적으로 본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오케스트라에 꼭 필요한 악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게 안 되면 안 할 수도 있는 거죠." / 유영수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