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법무 보도는 "글쎄~", <청연> 보도는 "좋았다"

시민기자 편집위원회 1월 회의

등록 2006.01.21 16:51수정 2006.01.2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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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편집위원회 새해 첫 회의가 지난 18일 저녁 오마이뉴스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혜원 나영준 이봉렬 이정희 이정환 이준희 등 편집위원 6명과 서명숙 편집국장, 천호영 뉴스게릴라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천정배 법무장관 술자리 발언 관련 오마이뉴스 보도 적절성 및 영화 <청연> 보도를 둘러싼 논란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또 새해를 맞아 <오마이뉴스>가 가져가야 할 편집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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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천 법무장관 보도, 과연 적절했나

편집위원들은 우선 천정배 법무장관의 술자리 발언 보도("X도 모르는 놈들이 대통령 조롱, 옛날 같았으면 전부 구속됐을 것"- 최경준 기자, 1월 13일)가 적절했는지 물었다. 또 기사 내용은 보수언론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었는데 제목을 "X도 모르는 놈들이~"라고 뽑아 욕설논란으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당초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한 모임인 건 맞지만,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내용에 대해선 천 법무장관이 두 차례나'써도 좋다'고 확언했기에 작심하고 말을 꺼낸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기사 작성 후 보도 여부에 대해 숙고를 했지만, 다음 날 공보관을 통해 확인을 했을 때도 표현이 과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기사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 보도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편집위원은 "'오프 더 레코드'의 차원을 넘어 기사가 전하려 하던 것이 '보수논객에 대한 법무장관의 불만'이었지만, 제목에 따옴표까지 쳐가며 욕설을 강조한 탓에 불만은 없어지고 욕만 남아버렸다"고 지적했다. 결국 제목에 달린 욕설이 눈길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로인해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이라는 '내용'이 아닌, '욕설'을 물고 늘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

<청연>에 대한 문제제기 "정확했다"


편집위원들은 일각에서 지적되고 있는 영화 <청연> 실패를 둘러싸고 일부 매체에서 오마이뉴스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편집위원들은 오마이뉴스 관련 보도('제국주의 치어걸, 누가 미화하는가' 등 4회 연재, 정혜주 기자)에 대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제공한 것일뿐더러 그에 대한 반론도 비중있고 공정하게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한 편집위원은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다고 해서 언론이 그 책임까지 질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었다면 영화를 관람한 이들이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비행사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전해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화에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았더라면, 논란이 오히려 흥행에 불을 붙이는 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6년 <오마이뉴스>에 바라는 것들

이어 편집위원들은 <오마이뉴스>가 2006년 한 해 동안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분야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 새해 모토나 의지 보여줬어야 기사나 공지를 통해서 한 해 동안의 <오마이뉴스>가 계획하고 있는 것, 한해의 큰 밑그림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줬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

○…'사는이야기' 배치 늘려야 황우석 박사 보도가 오랜 기간 메인톱기사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사는이야기 배치가 줄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오마이뉴스만의 특성을 잘 살리는 쪽으로 배치를 고려해야 한다. 시간대 별로 교체해서 메인톱에 배치하는 방법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달라.

○…교육면에 르포기사 필요해 교육기사가 수적, 질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또한 방학을 맞아 미성년자들이 동원되는 불법 아르바이트가 판을 치고 있다. 아이들의 보호와 미래를 위해 단순히 보도 자료나 교육행사 등이 아닌 현장을 파고드는 기사가 필요하다.

○…블로그 전진배치 돋보여 최근 블로그의 메인톱 매치는 신선한 아이디어다.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블로그 기사를 무조건적으로 전진배치 할 경우 취재기사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을 수 있으니 이 부분도 고려해 달라.

○… 진보 및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길 모색해야 이목을 끌기 위한 행사용 캠페인보다는 진보진영과 함께 하는 사업이나 그들을 돕고 알릴 수 있는 기사가 필요하다. 그간 <오마이뉴스>가 쌓은 위상을 함께 나누어야 할 시기다. 이제 막 시작하려는 단체를 소개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말꼬리 잡는 식 보도 지양해야 정치 기사의 경우 단순히 말꼬리 잡는 식의 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많다. 새롭거나 유익한 가치가 아니라 이슈 만들기의 일환인 것 같다. 조금 더 까다롭게 기사 선택을 해야 한다.

○…연재기사 관리 엄격해야 한두 번 쓰고 말거나 전혀 사후 관리가 안 되는 연재가 너무 많다. 내용의 통일성도 없고 기간도 지켜지지 않는다. 깔끔하게 마치는 연재기사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시작보다도 끝을 위한 사후관리를 엄격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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