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판세 어렵다" - 김근태 "엄살"

[2·18 전당대회] '대세론 굳히기' 대 '상승세 이어가기' 전략 맞대결

등록 2006.01.22 15:18수정 2006.01.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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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당권 경쟁 구도가 '정동영 압승' 구도에서 '김근태(왼쪽) 약진'으로 두 유력 후보간 격차가 바짝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

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당권 경쟁 구도가 '정동영 압승' 구도에서 '김근태(왼쪽) 약진'으로 두 유력 후보간 격차가 바짝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당권 경쟁 구도가 흥미로워지고 있다. '정동영 압승' 구도에서 '김근태 약진'으로 두 유력 후보간 격차가 바짝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권파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동영 전 장관과 대립각을 세워온 김근태 전 장관이 상승세를 타면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근태 캠프'에서는 최근 대의원 상대 여론조사에서 2% 차이에 불과한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정 전 장관은 "5월 선거(지방선거)가 어렵다는 건 상식인데 최근 상황은 2월 선거(전당대회)도 어렵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정 전 장관은 22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판세'를 묻는 질문에 "5월 선거를 통해 당을 살리고 그런 가운데 정동영의 장래도 열리는 것인데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주저하지 않는다"며 "어떤 결과든 당원들의 선택이고 당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 측에선 "엄살"이라며 "위기감을 조장해 '정동영 대세론'을 굳히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동영 조직표'를 깨기엔 역부족"이라며 '2표 전략'에 고심하는 듯했다. 다시 말해 '1인 2표제'인 전당대회 선거에서 대의원들에게 '나머지 한 표는 김근태에게'라는 전략을 취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겨냥한 듯 정 전 장관은 "짝짓기를 통한 전당대회 승리가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며 "전대 이후 지방선거를 이기고 열린우리당이 확실한 미래세력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 측은 반(反)정동영 전선을 주도하고 있는 이른바 '양김 동맹'(김근태·김두관 후보의 전략적 제휴)을 견제하는 눈치다.


정 전 장관은 "손에 잡히지 않는 딱지 붙이기는 필요 없다"며 "실체 없는 노선 투쟁은 한 일 없이 말로만 상호비방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생산적인 경쟁'을 강조했다. 또한 "양극화 해소와 정치개혁을 위해 몸을 어떻게 던졌는지 실적을 가지고 싸우자"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을 지지 후보로 결정한 '국민참여 1219'(대표 정청래 의원) 행사에 참석한다. 명계남, 이기명 등 노사모 출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참은 20일 정동영·김혁규·임종석 당의장 경선 후보 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투표를 마감하며 73%를 얻은 정 전 장관을 공식 후보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친노 그룹들의 정동영·김근태 대결도 흥미를 더하고 있다. 유시민 의원이 소속된 참여정치실천연대(대표 이광철 의원)의 김근태 지지에 맞서 정동영-국참 연대가 가세한 형국이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은 대략 1만3000명. 이들 중 참정연쪽 대의원은 약 10%에 달하며 국참은 이보다 조금 못 미치는 1000명 수준이다. 참정연, 국참의 연대 후보에 대한 표 결집도가 전당대회의 또 다른 요인을 이루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정동영·김근태 '친노 찍짓기'... 참정연·국참 대결

한편 정동영·김근태의 대립 구도는 '반한나라당' vs '당권파 책임론' 전선으로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이명박·뉴라이트를 싸잡아 '수구 3각 편대'라고 규정해온 정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과거 회귀 세력과 단호히 투쟁해야 한다"며 당 결속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권 경쟁자들에게 ▲네거티브 중지 ▲편가르기 중지 ▲노선투쟁 중지 등 '3불 선언'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지지율 1위' 회복을 위해 144명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0.1% 책임 운동을 제안했다. 정 전 장관은 "모든 의원이 0.1%씩만 올려도 14.4%가 되고 경선 후보자 9명이 1%씩 책임을 지면 9%가 되지 않냐"며 '공동책임론'을 주창했다.

또한 5대 양극화 해소 방안을 제시하며 정책 경쟁을 유도했다. 정 전 장관은 "나의 노선이 뭐냐고 묻는다면 정치적 경험을 바탕으로 양극화의 5대양을 건너는데 뛰어들겠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노 대통령이 신년연설을 통해 양극화를 우리 사회 최대 현안으로 규정한 것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소득 양극화 ▲교육양극화 ▲기업간 양극화 ▲남북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대협약을 위해 국회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반면 김근태 전 장관은 '총구를 밖으로 돌리자'는 정동영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책임회피"라며 "결국 이대로 가자는 것 아니냐, 2번은 통했어도 3번은 안 된다"고 '정동영 대세론'을 굳히자는 전략이라고 바라봤다.

김 전 장관은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배가 높은 이 참담한 현실에 대해 그 이유가 뭐냐"며 열린우리당 내부 원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정동영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 창당, 총선 과정에 요소 요소에 사람을 심어놨다"며 "그 거대한 흐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의장 선거 누가 꼴찌될까
김두관·김혁규 2위 그룹...40대 후보 단일화 관심

정동영·김근태 전 장관이 당의장 탈환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김두관·김혁규 두 후보가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친노그룹의 뒷받침과 영남 후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참여정치실천연대가 지지하는 김두관 후보(전 대통령 정무특보)는 '친유시민' 표 외에도 참정연이 전략적 연대를 맺고 있는 김근태 전 장관측에게 '또 다른 한표'를 기대하고 있다. 세가 광범위하진 않지만 노선이 분명한 양측의 지원을 받고 있어 높은 결집도를 보이는 것이 강점이다.

김 후보에 비해 다서 밀리던 김혁규 의원은 이른바 '광장파' 의원들의 공식 지지선언이 있으면서 세를 확대해 가고 있다. 김 의원은 정동영·김근태에 맞서 '제3 지대론'을 내세우며 전당대회 이후 차기 대선 후보 경선 구도까지 '당 중심론'을 펼치겠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당의 화합과 통합을 위한 모임' 소속 의원들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김혁규 의원의 뜻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문희상·강봉균·이용희·홍재형 등 중진급 의원부터 이광재·이화영 등 '친노' 성향 의원들, 또한 김재윤, 강창일 등 무계파 초선 33인이 포함된다. 김 후보와 이들은 국민통합·당청화합·당의 화합을 공동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애초 약진이 기대되던 40대 그룹은 조직세와 지역기반의 한계에 밀리고 있다. '누가 꼴지일까'가 되려 화제다. 이들 중 한 명이 출마를 철회할 경우 8명의 본선 후보를 뽑는 예비경선(2월 2일)은 무산된다.

김부겸 의원은 정동영·김근태 1위 그룹을 향해 "전당대회는 대권 경쟁이 아니"라며 "이러다가는 선거가 끝나고 누군가가 당의장이 되겠지만 과연 당이 제대로 남아날까"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수도권과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40대 기수론을 들고 '계파 해체'를 선언한 김영춘 의원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新) 40대 기수론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지만 전당대회 쟁점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민주당 통합론'을 주무기로 삼고 있는 임종석 의원은 염동연 의원이 주도하는 호남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40대 그룹 중 선두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진 이종걸 의원은 40대 후보단일화를 내세우고 있다.

한편 유일한 여성 후보인 조배숙 의원은 '여성을 1인 이상 지도부에 포함시킨다’는 당헌에 따라 당선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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