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에 참석한 김근태 의원과 염동연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표결 결과를 발표한 뒤 정동영계 의원들과 김근태계 의원들의 표정은 상반됐다.
김근태 상임고문의 핵심 참모역인 이인영 의원은 "잘 모르겠다, 주변의 얘기를 들어본 뒤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근태 당원 조직인 국민정치연대 소속의 한 초선 의원은 "당권파 뿌리가 무섭다,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흥분할 때가 아니다"라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김근태 캠프의 당혹스러움을 대변했다.
'김근태 캠프'의 한 관계자는 "어젯밤 이미 김한길 의원 쪽에서는 35표 이상 차이가 난다는 자체 집계가 있었다"며 이번 결과가 '조직표'의 승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최근 정동영·김근태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참에 확실히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 아니냐"며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경선장에 정동영 상임고문이 들러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간 것에 대해 "사실상 김한길 선거운동을 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근태 고문이 앞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장에는 들렀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경선장에는 뒤늦게 나타나 투표만 하고 돌아간 점을 비교했다.
반면 정동영 상임고문 쪽에선 상기된 표정이다. 이번 경선 결과가 '김한길 자력'임을 강조하면서도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고문의 공동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은 "원내전략 리더십을 갖췄는가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었다"며 "두루뭉수리하게 통합과 화합을 외치는 것보다 기획과 홍보 등에서 경험과 능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당권파와 상관없는 결정이었다"며 "김한길 후보를 선택한 88명 의원들이 모두 정동영계는 아니지 않냐"고 정동영 고문과의 관계를 불식시켰다.
'반(反)정동영 연대'가 더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며 "누구보다도 김한길 의원을 (정 고문이) 잘 알고 원톱 같은 투톱으로 가면 적어도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은 없지 않겠냐고 유리하게 해석했다.
무계파 "통합형보다 '위기돌파용 전략가'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