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물러나 찌를 응시하며 물고기가 모이기를 기다린다.조태용
그의 말에 따르면 보이기엔 여기가 아주 작은 방죽처럼 보이는데 여름에는 여기 전체가 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면서 물이 점점 줄어들어 작아 보이지만 사실은 물로 가득 차 있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금 보이는 이 작은 방죽은 큰물이 줄어서 만들어진 곳이지 처음부터 작은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큰물이 줄어들어 작아진 곳에 물고기가 얼마나 많이 있겠냐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이 곳에 물고기가 많다는 것은 수달을 보면 되는데 수달이 매일 여기 와서 산다고 한다. 낮에는 그가 있으니까 수달이 모습을 보지 않지만 밤이나 이른 아침에 수달이 여기서 고기를 잡는다는 것이다. 즉 수달이 모이는 곳에 반드시 물고기가 많다는 것이다.
그가 진짜 고수인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이곳의 생태에 대해 잘 안다는 것이다. 거의 60년을 넘게 여기서 살았기 때문에 이곳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 어렸을 때는 여기서 물고기 잡고 멱을 감으면서 살았고 겨울이 되면 붕어 낚시를 하며 살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겨울 붕어 낚시를 즐겨하는데 그 이유는 피라미 같은 물고기가 입질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겨울에 잡히는 것은 오직 붕어뿐이란다. 이틀 전에는 여기서 30cm급의 붕어를 낚아 올렸다고 한다.
기다림과 신중함, 그리고 지금의 모습이 아닌 사물 전체를 보는 눈이 세상사에도 필요하듯이 낚시를 하는 것에도 역시 중요한 요소였다.
"붕어를 낚으려면 붕어보다 똑똑해야지. 나는 붕어와 끝없는 신경전을 즐겨. 낚시를 시작하면 흥분과 기대감이 밀려오지. 그래서 이 한 겨울에 낚시를 하는 거야."
서시천의 겨울 붕어 낚시 고수 김보근씨와 수달이 오랫동안 즐거운 경쟁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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