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축사조태용
첫 번째 찾은 곳은 소가 없는 축사입니다. 5년 전쯤 소를 키우던 아저씨는 빚더미에 힘들어 스스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가족들도 농촌을 떠났습니다. 그가 세상에 남긴 것은 해결되지 않은 빚과 빚을 들여 만든 축사뿐입니다. 소가 떠난 축사는 동네 사람들의 공동창고가 되어 농기계만 가득합니다. 그래도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나누었던 아저씨와 추억은 그대로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송아지의 탄생을 본 것도 그곳이고, 소젖을 짜본 것도 그 곳이었습니다. 조카에겐 그냥 텅 빈 축사일 뿐이죠.
그 다음 찾은 곳은 빈집입니다. 그 집에 살던 어르신들이 모두 돌아가셨고, 자식들은 시골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빈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근처에 살면서 청소도 하고 가꾼 탓에 집은 깨끗하고 밭에는 항상 채소들이 자랍니다. 채소가 자라면 그 집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