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흑기사'가 타고 온 차한나영
작년 7월에 미국에 온 뒤로 우리는 문명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해왔다.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는 인터넷과 TV가 없기 때문이었다. 전에 <오마이뉴스>에 올린 '미국 인터넷은 미련 곰탱이'라는 시리즈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인터넷 회사인 아델피아는 우리가 사는 곳이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리를 고립(?)시켰다. 세계 최강이라는 선진국 미국이 그깟 인터넷 하나 시원스레 해결해 주지 못하는 걸 보니 답답한 마음이었지만 기다리라고 하니 별 대책 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 서비스 지역이 아니면 서비스 지역이 되도록 해 줘야지 도대체 몇 달이 지나도록 뭘 하는 거야. 그 잘난 미국 테크니션들은 이런 거 하나 해결 못하나? 한국 같았으면 벌써 다했겠구먼.'
분통이 터졌지만 안 된다고 하니 어쩌겠는가.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남편은 학교에서라도 인터넷을 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은 인터넷을 하려면 도서관이나 남편 학교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구차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컴퓨터로 다른 일을 하던 아이들이 우리 집에도 인터넷이 '조금'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니, 인터넷이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조금 되는 건 또 뭐냐고?'
"예, 조금 됩니다"라고 말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무선 인터넷이 '우연히' 우리 집에 잡혀 '조금' 되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인터넷이 필요한 저녁에는 거의 잡히질 않아 헛수고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 인터넷 아이콘을 누르면 이런 답답한 글씨가 튀어나오곤 했다.
무선 네트워크 연결
연결대상: default
속도: 1.0Mbps
신호 강도: 매우 낮음
상태: 연결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