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 겉표지샘터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당신에게 힘을 주어 다시 서게 하는 한마디는 무엇입니까? 힘들 때 도피하는 곳이 어디십니까? 누구에게서 용기를 얻으십니까?
저는 가장 힘들 때 찾아가는 곳, 나를 불러 세우는 것, 용기를 주는 것은 바로 책이랍니다. 어제는 제 소개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된 학교 후배가 전화를 했습니다.
"누님은 방학이 있어서 참 좋으시겠어요."
"응, 없다면 참 힘들 거야. 배우고 싶은 주제 연수를 하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방학이 없다면 재충전이 힘들지."
휴식년제가 아직껏 도입되지 않은 교직에서 마음 놓고 연수를 하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방학은 저에게는 휴식년제인 셈입니다. 방학동안 재충전하여 다시 싱싱한 마음 자세로 아이들 앞에 설 수 있었기에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늘 매력을 느끼고 새로 만나는 아이들에게 빠져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해마다 다른데 선생님은 항상 변하지 않고 예전대로 답습하는 자세로는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아이들로 기르기 힘듭니다. 지식과 배움을 소중히 하는 자세를 익히기 위해서는 학문의 보고인 '책'만큼 좋은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 중에,
재물을 천만금 축적해도 책을 읽는 것만 못하다.
(積財千萬 無過讀書 [顔氏家訓]<勉學>)
황금은 보배가 아니며 학문이 진주보다 귀한 것이다.
(黃金未是寶 學問勝珍珠 [全唐詩補逸]<王梵之詩>)
를 생각하며 책을 찾곤 합니다. 방학=독서+연수라는 공식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쇼핑카트에 항상 들어있어야 할 품목이 책입니다. 이번 겨울방학에 가장 인상 깊은 책은 최인호의 <유림> (1,2,3권)과 2006 이상문학상 작품집과 샘터에서 발간한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였습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는 사회 각계각층 마흔아홉 명의 명사들이 살아오는 동안 자신의 삶을 바꾸어 놓았거나 영혼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던 한마디의 말과 거기에 얽힌 사연들이 담겨 있습니다. 마흔아홉 명의 필자들의 진솔한 삶의 고백이 담겨 있는 이 한마디는 '나'를 움직인 한마디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영혼을 울리고 나아가 삶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절망 속에서도 그 한마디는 꿋꿋이 살아남아 길을 밝히고 영혼의 키를 자라게 하였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삶의 선택의 기로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이에게, 방황하는 자녀에게, 삶의 무게가 버거운 이에게, 뜻하지 않은 실패로 좌절한 이에게 줄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실의에 빠져 있는 친구에게 한마디 말보다 더한 선물은 없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주저된다면, 이 책을 선물하십시오. 진심 어린 한마디보다 더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처럼 그리지 않을 래요"라는 제자의 말에 삶의 방향이 달라졌던 만화가 박재동,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말하는 한비야, "걸을 때는 걷는 생각만 하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예순이 넘어서야 알아듣게 되었다는 박완서. 이외에도 "배울 것이 남아 다시 태어난다"(임영태), "위해 줄 거예요"(공선옥), "얼른 와, 기다리고 있을게"(곽재구), "나를 기관 단총처럼 써먹게"(안도현), "우주에서 바라다보라"(강인선), "해서 안 될 사랑은 없다"(박승걸), "박수 칠 때 떠나라"(주철환), "선과 악이 모두 나의 스승이라"(한승헌), "잘 가는 자 발자국이 없다"(나희덕) 등 영혼을 울리는 한마디의 말들이 담겨 있습니다.
마흔아홉 개의 글 제목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서 격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영혼의 울림처럼 다가오게 하면서도 편안하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읽기 편하다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난해한 글이나 크게 어려움 없이 읽어낼 수 있는 책이어서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읽기 좋은 책이랍니다. 온 가족이 함께 읽기에 무방합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시련에 그냥 지나 지치 못하는 측은지심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성공한 책입니다. 성공한 듯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그들만의 아픔과 좌절의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에서 느끼는 동질의식. 나도 한 번 그렇게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가능성에 도전하게 만드는 평범한 말 한마디를 만나는 귀한 계기를 선사할 것입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는 가까이에 두고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우리 인생의 '멘토' 구실을 충분히 해 줄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가 각박하다고들 합니다. 배고픈 시절보다 분명히 좋아진 우리네 삶이지만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고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 스스로 가진 어쩔 수 없는 목마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자아실현의 욕구나 명예와 지위를 향한 욕구, 물질을 향한 욕구는 생리적 욕구보다 만족시키기 어렵고 상대적 빈곤감에서 오는 불만족은 스스로 만족의 키를 낮추지 않는 이상, 갈증에 시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돌아가는 지혜, 단순하고 평범한 말 한마디로 당신의 마음을 다독이고 가까운 이웃과 아끼는 사람에게 마음의 선물이 되게 할 것입니다. 당신 자신에게, 아끼는 가족에게,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행복비타민이 담긴 책을 전해 보십시오. 저는 친구처럼 마음 편하게 자주 읽어 보며 '자기암시'를 거는 책이랍니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찾아가면 행복비타민을 주는 좋은 친구랍니다.
덧붙이는 글 | 평범한 것, 단순한 말, 진실하고 솔직한 고백이 그리운 세상입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샘터/값 9천 원
<한교닷컴> <에세이>에 싣습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 - 나를 움직인 한마디
공선옥.곽재구.박재동.박완서.안도현.한비야 외 지음,
샘터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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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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