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닭고기 데리야끼 어때요?

등록 2006.02.07 20:24수정 2006.02.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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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큰 고민 중 하나가 '오늘 점심 뭘 먹을까?'라면, 우리 주부들의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오늘 저녁에 뭘 만들어 먹지?'일 것이다. 가끔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기사를 보고 내가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있으면 참으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어젯밤부터 폭설이 내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은 온통 달력에 나오는 그림 같은 모습으로 나뭇가지들이 눈꽃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송이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좋아라 날뛰며 강아지들처럼 눈사람 만들랴, 눈싸움하랴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보니 맛있는 음식을 해야겠다는 욕구가 물씬 든다.

눈 내린 집 앞 풍경
눈 내린 집 앞 풍경송춘희
가정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음식이 된장찌개, 김치찌개, 생태탕 아니면 매운탕 등등이다. 방학 동안 엄마가 만든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조금은 지겨워질 때도 되었다.

'좀 색다른 음식 없을까?'

오래된 요리책도 뒤져보고 이리 저리 생각해 보다 문득 얼마 전 기사에 올렸던 꿩 요리 생각이 났다. 꿩고기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이지만 닭고기는 시장에 나가면 언제나 구입할 수 있는 재료다.

'그래! 오늘은 그야말로 꿩 대신 닭고기 요리를 해보는 거야.'

평소에 닭고기라면 언제든지 환영인 작은 아이의 응원을 받으며 닭고기 데리야끼를 한 번 만들어 보았다. 우선 슈퍼에서 닭고기 다리 부분을 샀다. 사 온 닭다리를 모두 뼈를 발라둔다. 그리고 뼈를 발라둔 살에 기본양념을 하여 세 시간 정도 재워둔다. 기본 양념은 파인애플 통조림 세 조각과 국물 반 컵, 그리고 겨자씨 두 스푼이면 된다(닭다리 10개 기준).


파인애플 소스에 절인 닭고기
파인애플 소스에 절인 닭고기송춘희
반나절 정도 지나 양념이 충분히 배었을 때 겨자씨를 없애기 위해 닭다리를 흐르는 물에 씻어준다. 닭고기의 비린내와 파인애플의 단맛이 배어 부드러운 맛을 내어줄 것이다. 씻어 낸 닭다리를 다시 간장 소스에 2차 양념한다. 간장 소스는 간장 1컵 반과 마늘 한 스푼 꿀 한 스푼 그리고 물엿 두 스푼이면 된다.

간장 소스에 양념한 닭고기
간장 소스에 양념한 닭고기송춘희
간장 양념이 골고루 배어들면 프라이팬에 닭고기를 넣고 지글 지글 구워준다. 김이 모락 모락 나는 잘 익은 쌀밥과 곁들이면 맛있는 닭고기 데리야끼 정식이 완성된다.

후라이팬에 굽고 있는 닭고기
후라이팬에 굽고 있는 닭고기송춘희
닭고기 데리야끼는 아이들 입맛에 맵지도 않고 달고 영양가도 높으며 술안주로도 훌륭한 식품이다. 쇠고기처럼 비싸지도 않고 요리법이 많이 복잡하지도 않기에 누구나 쉽게 만들어 드셔보기를 권하고 싶다.

누군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그 사람이 생각나면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이 데리야끼 고기를 먹을 때마다 어릴 적 함께 살았던 할머님을 생각하곤 한다. 살아계셨더라면 이 한 접시 대접하고 싶건만.

완성된 닭고기 데리야끼 덮밥
완성된 닭고기 데리야끼 덮밥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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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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