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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서는 추석, 설, 보름 등 명절에 흔히 약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약식은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거니와,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은 장모ㆍ장인어른께서 살아계실 적에 좋아하시던 음식입니다. 그런 음식이기에, 그 어른들이 살아 계실 적에 처가에 가면 흔히 약식 대접을 받곤 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명절 때마다 아내가 약식을 만드는 것은 장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까닭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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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시간 정도의 작업 후에 완성된 '약식' ⓒ 김청구
12일, 정월대보름을 대비해 아내는 며칠 전부터 몇 가지 과일을 사고, 까고, 다듬고 하였습니다. 물론 약식의 중심재료는 쌀이니까 찹쌀도 준비했지요. 저희 집에서 준비한 약식 재료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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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가놓은 찹쌀 ⓒ 김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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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식 재료 '땅콩' ⓒ 김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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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식 재료 씨 발라낸 대추살 ⓒ 김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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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게 껍질 벗긴 '밤' ⓒ 김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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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질 벗긴 '은행' ⓒ 김청구
①찹쌀-4kg ② 볶은 땅콩(완전히 깐 것)-2공기 ③씨를 뺀 대춧살(좁고 길게 썰어서)-2공기 ④밤(껍질 완전히 벗긴 것)-3공기 ⑤은행(껍질 벗긴 것)-1공기 ⑥흑설탕-1.5kg ⑦참기름-약간 ⑧색이 짙은 간장-1컵 정도(가족의 기호에 따를 수 있으므로 다른 과일이 집에 있을 경우 몇 가지 추가하거나 싫은 건 빼도 좋습니다)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찹쌀을 깨끗이 일어 물에 담가둡니다.(전날 초저녁부터 약식 만드는 날 아침까지) ▲담갔던 찹쌀을 건져 시루에 넣고 잘 익게 찝니다.(고두밥 만들기) ▲쌀이 다 익으면, 넓은 함지박(일어로 다라이)에 시루 안의 고두밥을 쏟아 손을 넣어도 데지 않게 식힙니다. ▲고두밥이 식은 뒤, 준비된 재료 ②∼⑤를 넣고 고루 버무립니다. 이때, ⑥흑설탕과 ⑧간장은 한 번에 다 쏟지 않고 맛을 알아보며 조금씩 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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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찹쌀을 시루에 쪄서 여러가지 재료와 섞는다 ⓒ 김청구
간과 단맛이 알맞으면 버무린 걸 다시 시루에 넣고 고르게 펼친 후 다시 가열합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재료와 버무린 고두밥을 다시 시루에 넣기 전에, 식물성으로 짠 커다란 보자기를 물에 적셔 시루 안에 깐 뒤에 버무린 밥을 넣습니다. 보자기 끝이 밖으로 많이 나와 늘어지는 경우, 불에 타지 않게 뚜껑 위로 올리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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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과 버무린 찹쌀밥을 다시 시루에 담아 찝니다.(과일을 익히기 위한 일) ⓒ 김청구
약 40분 정도 가열한 뒤 밤이나 은행 등 과일이 다 익었는지 점검을 하여야 합니다. 저희는 약식을 오늘(11일) 9시 무렵부터 13시 무렵까지(준비 제외하고) 만들었습니다. 아내가 서너 시간 동안 애썼습니다. 한 접시를 담아서 사진도 찍고 맛을 보았습니다. 고슬고슬하게 잘 되었습니다.
저희는 약식을 다 만들어 놓고, 먼 데 살고 있는 아들딸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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