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해서 하는 말이야> 책표지생각의 나무
<널 사랑해서 하는 말이야>는 바로 그 대화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족간에 이루어지는 대화에 대하여 아주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믿고 기대한 만큼 사소한 감정 다툼이 말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고 그 때문에 생긴 상처가 가족간의 관계에 풀 수 없는 매듭으로 남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가족간의 대화가 겉돌기만 하는 것일까. 왜 점점 가족 개개인이 따로 떨어진 섬처럼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이며 워싱턴 조지타운 대학의 언어학과 교수인 데보라태넌은 대화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삶의 영역이 있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가장 가까운 사이라 해도 ‘나와 똑같은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없다. 우리가 누군가의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없다는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서로 대화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설명하고 해결책이나 타협점을 찾는 것이 절대적 중요성을 갖는다. 또한 갈등의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자각하는 것이 가족간의 대화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이런 자각을 하지 못한다면 대화는 겉돌고 기껏해야 말꼬리나 물고 늘어지거나 더 이상의 불화가 두려워 대화가 필요한 사안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 것이다.
이 책은 부부 사이, 부모와 자식, 형제, 자매 등 모든 유형의 가족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풍부한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서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불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는 가족. 이들의 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무엇이며 또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부부는 서로 너무 가깝기 때문에 보여주고 싶지 않는 어두운 면도 볼 수밖에 없다. 무슨 일이든 언제나 아낌없는 격려로 응원을 보내주는 것도 배우자이지만 결점에 대하여 낱낱이 파악하고 일일이 토를 다는 참견장이도 또한 배우자인 것이다. 이럴 땐 왜 내 남편(혹은 아내)은 내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고 만족을 못하는 것일까 하고 배우자가 하는 말의 속뜻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심금을 터놓고 대화하는 것이라 한다. ‘내가 하는 일마다 당신이 못마땅해 하는 게 불만이다’라며 솔직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즉, 각자 말하는 방식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따져 보면서 서로 비난하지 않고 상처를 주지 않는 대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는 또 어떨까.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이듯 내 자식들은 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란다. 더불어 부모의 못 다 이룬 꿈을 자식들이 이루어주길 바란다. 부모에게 있어 자식은 자신을 대변하는 존재이자 자신의 부족했던 삶의 어느 한 부분을 보상해 주는 존재로 본다. 그래서 자식들은 부모의 미처 이루지 못한 꿈을 과제로 물려받는 경험을 한 번쯤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자식들이 부모의 그런 뜻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일곱 명의 아이를 둔 한 아버지는 모든 아이들이 기저귀를 벗었지만 아직 사춘기에 도달하지 않았던 시기가 자신들의 ‘황금기’였다고 말한다. 하루에도 기저귀를 여러 차례 갈아줘야 하는 것이 힘들지만 사춘기 자녀의 도전은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가족 내의 모든 대화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보살핌과 비난의 이중적인 의미를 갖게 됨에 따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험난한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세상 속에서 자신들만의 길을 찾기 시작할 때 부모들은 그들의 길잡이 역할이 되어야 할 필요가 더욱 절실해진다고 생각한다.(본문 중)
자녀들의 십대 시절은 고요함을 회복하기 직전의 한바탕 폭풍과 같다고 한다. 이 시기 자녀들의 세상은 부모가 아는 세상과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부모들은 자신들의 많은 인생경험을 살려 아직은 미숙한 자녀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충고를 하게 되고 가르치려 든다. 하지만 자식들은 부모들이 항상 무언가를 요구하고 사사건건 참견하며 비판만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부모들은 ‘이제 입도 뻥긋 할 수 없게 하는구나’라고 느낀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떤 말을 해도 자녀들이 '지적'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때 부모들의 자제가 필요하단다. 자신들의 말이 자녀들에게 특별한 무게를 갖고 있다는 점을 깨달으면, 충고는 물론 진심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무수한 제안까지도 왜 자제가 필요한지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대화하는 위치와 상대에 따라 특정한 하나의 관점을 갖게 된다. 관점의 차이는 생각보다 넓고 그 때문에 서로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부부관계든 부모 자식간의 관계든 또 형제, 자매의 관계든 이 모든 가족간의 관계는 친밀함의 표현과 통제의 욕망이 서로 복잡하게 얽힌 관계이다.
이런 이유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소한 발상의 전환은 생각을 바꾸게 하고 대화방식도 바꾸게 함으로써 좋은 결실을 맺게 해준다는 것이다. 즉,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말 한마디로 인해 상처를 주는 일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고통과 안락함이 교차한다고 한다. 서로 상처를 주지 않고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신과 원망으로 얽힌 관계를 하나하나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모든 상처와 불신은 결국 가족간의 대화라는 통로를 통해 전달되고 축적되기 때문이다.
사소한 말다툼이던 심각한 언쟁이든 불화가 전혀 없는 가족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크고 작은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는 문제의 본질을 표면으로 드러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때 대화를 통해 차이점이 해소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화를 하면 할수록 상황을 더 악화시켜 작은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저자는 가족간의 다툼이나 언쟁에 있어 주의해야 할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첫째, 상대방이 한 말의 의도를 파악하라. 둘째, 주제를 벗어나서 옆길로 새지 마라. 셋째, 내가 옳고 상대가 틀렸다는 점을 스스로 시인하게 만들기 위해 의도된 질문의 함정으로 상대를 끌어들이는 소크라테스식 논법은 자제하라. 넷째, 상대를 조롱하지 마라. 다섯째, 자신의 논점을 극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과장이나 엉터리 각본을 논거로 삼지 말라. 여섯째, 사과를 소중하게 여겨라. 일곱째, 대화방식 자체를 소재로 삼아 대화하라고 이르고 있다.
대화를 불화의 씨앗에서 화해의 싹으로 돌려놓는 첫 단계는 말의 겉 뜻과 속뜻을 구별하는 것이라고 한다. 상대가 한 말의 속뜻에 기분이 상했는데 표면적 의미를 물고 늘어져서 다툼을 벌이는 것은 시간과 감정의 낭비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가족간의 모든 대화는 통제와 친밀함의 이중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라 한다.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말도 특별한 무게를 갖고 전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내가 원한다고 언제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두면 한결 원활한 대화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문득 요즘 우리 가정은 가족간의 대화를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나 되짚어 보게 된다. 대화의 부재를 절실히 느낀다. 가족간의 정이 점점 메말라가는 이유를 대화의 부재라 꼬집는다면 다소 억지스러울까. 물론 치열한 생존경쟁에 허덕이다보니 가족끼리 무릎을 맞대고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운다는 것 또한 다소 어려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가족간의 따뜻한 대화야말로 삶의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지치고 힘들 때 가족으로부터 듣는 한마디 위로의 말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든든한 힘일 것이다. 함께 웃을 수 있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가족간의 대화가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인 것이다.
널 사랑해서 하는 말이야
데보라 태넌 지음, 남재일 옮김,
생각의나무,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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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자회원이 되고 싶은가?
..내 나이 마흔하고도 둘.
이젠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하루종일 뱅뱅거리는 나의 집밖의 세상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곱게 접어 감추어 두었던 나의 날개를 꺼집어 내어
나의 겨드랑이에 다시금 달아야겠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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