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혜수씨와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앞에서 스크린쿼터 축소에 항의하는 영화인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언니 이뻐요! 여기 좀 봐주세요", "밀지마요!"
"포토라인 좀 지킵시다."
"조금만 뒤로 가주세요!"
연일 계속되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로 조용할 날이 없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 이번에는 영화배우 김혜수(37)씨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38) 감독이 섰다.
16일 1인 시위 12번째 주자로 나선 김씨와 박 감독은 예정된 시간인 오후 1시보다 5분여 늦게 등장했으나 취재진과 시민들은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취재진과 시민들은 두 사람이 나타나자 사진을 찍기 위해 서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을 벌였다.
두 사람은 교보빌딩 앞에서 50m를 사이에 두고 각각 '스크린쿼터는 상징입니다, 상징이 사라지면 실체도 사라집니다'(김씨), '스크린쿼터 덕분에 가슴 벅차게 영화 만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박 감독)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민들과 마주했다.
김씨 "스크린쿼터 유지는 외국인 용병수 제한과 같은 것"
김씨는 "스크린쿼터 제도가 문화를 지키는 '상징'이라면 한국영화 존재여부가 바로 '실체'"라고 피켓 글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위에 나선 배경에 대해 "외국에서 촬영 중 인터넷을 통해 안성기 선배가 1인 시위 하는 것을 봤고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가슴 아팠다"며 "귀국해서 안 선배에게 전화하고 난 뒤 1인 시위가 계속되는 줄 알고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네티즌들이 스크린쿼터 기사에 단 댓글에 대해 "영화계 실체를 꿰뚫어 보는 댓글도 많았다"면서 "쟁점은 다소 빗나가지만 영화인들이 환기할 만한 내용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자숙할 점, 영화계가 개선할 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0일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스크린쿼터를 지켜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통해 "스크린쿼터 사수 혹은 축소 논쟁을 떠나 '문화침략 저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스크린쿼터는 우리영화를 보호하고 지켜갈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책이자 문화독점을 꿈꾸는 거대세력에 대한 일말의 견제책"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프로축구나 야구, 농구에서 외국인 용병수를 제한하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권리"라면서 "한국의 스크린쿼터가 세계의 모범사례로 채택돼 자국 문화시장을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를 실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중국은 66%)"고 썼다.
박 감독은 한국영화의 경쟁력에 대해 "<웰컴 투 동막골>이 88차에 걸쳐 촬영했는데 미국은 보통 50차면 완성된 영화가 나온다"며 "미국은 전문화된 인력과 선진기술, 그리고 전세계를 마크할 수 있는 대중력을 갖춰 우리완 경쟁이 안된다"고 성토했다.
또 "주변에 많은 훌륭한 감독들이 투자, 캐스팅이 안 돼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능력이 뛰어난 이들을 위해서도 스크린쿼터 유지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화나 일본 에니메이션만 보고 자랐는데 내 두 아이에게는 그런 환경에서 키우고 싶지 않다"고 밝힌 뒤 "스크린쿼터는 문화보호의 창구"라고 강조했다.
영화인대책위 17일 촛불문화행사 <쌀과 영화>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