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농성하던 화인케미칼 노조원 '탈진' 속출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요구하며 집단 단식농성 4일째

등록 2006.02.17 19:16수정 2006.02.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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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인케미칼 노조원들이 공장 내에서 집단 단식농성을 벌이고있다.
한국화인케미칼 노조원들이 공장 내에서 집단 단식농성을 벌이고있다.화인케미칼 노조

전체 조합원들이 4일째 집단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화학섬유노조연명 한국화인케미칼노조(위원장 최종관) 노조원들이 탈진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반발하며 지난 14일부터 105명의 조합원들이 공장 내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중 17일 오후 1시쯤부터 탈진하는 노조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황아무개씨를 시작으로 노아무개씨 등 6명이 탈진해 여천전남병원과 여수전남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00일 넘게 총파업을 하고 있는 노조는 "사측이 146명 중 희망 퇴직자 40명을 선정하면서 단협 기준이 무시했다"며 반발하며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협은 명예퇴직자 선정 기준을 '48살 이상 20년 근속자'로 규정돼있는데 사측은 '40살 이상'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는 것에 반발한 것이다.

또 사측은 희망퇴직자 보상과 관련 '기본급 84개월의 1/2'로 규정된 것을 '60개월의 1/2'로 축소할 것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사측은 ▲임금 5% 삭감 ▲정년 57세에서 55세로 단축 ▲상여금 200% 삭감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노조는 ▲임금동결 ▲정년 57세 유지 ▲상여금 반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7월부터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의 의견이 상반돼 결국 사측은 지난해 11월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해 협상을 단절된 상태다.

김기식 노조 사무국장은 17일 "사측이 지난해 적자를 봤다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요구해 이를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단협 내용까지 무시하면서 일방적으로 '40명은 명퇴해야 한다'고 나오면 되느냐"며 "구조조정을 위한 명예퇴직 시기와 선정기준, 방법 등을 논의하자는 요구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단협 해지통보까지 하면서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사측이 총파업을 부추기며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측은 "2004년 2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있고 올 6월 중국 상하이에 바스프 공장이 들어설 경우 매출 감소가 우려돼 구조조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국화학섬유노조연맹은 "사측은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에만 혈안이 돼 단체협악을 해지하겠다는 협박성 공문만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화학섬유연맹,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등은 오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화인케미칼 규탄 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한국화인케미칼은 지난 1978년 여수산단에 설립돼 폴리우레탄 주원료인 티디아이(TDI)를 생산하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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