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없어진 동생의 책상입니다.남희원
오늘따라 유난히 깨끗한 집안이 왠지 평소와 달라 서먹서먹합니다. 온 집안에 잘린 파지와 널브러진 장난감을 보면서 동생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지나가던 하루가 아니었기 때문일까요?
평소에 많이 구박했던 동생인데 단 하루라도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 동생이 보고 싶어집니다. 지금 동생은 교회로 향하는 차를 타고 있을까, 혼자 접수처에 가서 쭈뼛쭈뼛 등록을 하고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동생 생각이 자주 나는 제가 스스로도 어색합니다. 하지만 이게 흔히 말하는 ‘혈육’간의 정인가 봅니다. 단짝친구도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지만 가족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따라 여느 때와 같이 서 있는 대문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들여다보게 됩니다. 언제쯤 동생이 올까 하는 기다림과 동생이 어느새 도착해서 대문을 열고 들어오진 않을까란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잔소리하고 구박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대문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