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급식 도우미는 교사뿐. 1학년 아이들도 스스로 배식해서 먹는다. 뜨거운 국은 담임이 떠주고, 나머지는 당번 아이들이 배식한다. (중) 모두 급식을 받았다. 이제 "이타다끼마스(잘 먹겠습니다)"가 울려 퍼지면 식사 시작. 영양담당 오시바 선생이 '우유와 칼슘'에 대해 설명한다. (하) 더 먹어야지~, 두 어린이가 반찬을 추가로 담고 있다.장영미
먼저 우유 당번이 우유와 후식을 나눠주고, 각 아이들은 쟁반과 젓가락을 챙겨서 배식대로 간다. 빵 당번이 비닐장갑을 끼고 빵을 한 개씩 나눠주고, 뜨거운 수프는 선생님이 퍼준다. 반찬 당번에게 반찬까지 다 받은 아이들은 제자리로 가 다른 친구들이 모두 받을 때까지 기다린다.
모든 배식이 끝나면 일직 2명(이 학교는 반장제 대신 반 아이들이 2명씩 돌아가며 소위 반장일을 한다)의 구령에 맞춰 "이타다끼마스(잘 먹겠습니다)"를 외친 후 식사를 시작한다. 더 먹을 사람이나 덜고 싶은 사람은 앞에 나가서 각자 양을 조절한다. 많이 먹는 아이들은 반찬 통이 바닥날 때까지 몇 번이고 더 가져다 먹기도 한다. 몇 개 남은 후식을 놓고 가위바위보로 승자를 가리기는 경우도 흔하다.
식사가 끝나면 정리하는 것도 아이들의 몫이다. 각자 남은 음식을 처리하고 빈그릇은 한데 모아 당번들이 조리실까지 들고 간다. 이 때는 왜건이나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급식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45분 정도. 배식 20분, 식사 20분, 정리 5분. 갓 입학한 1학년 학생들에겐 다소 빠듯한 스케줄이지만 1학년 1반 담임인 마루야마 에리코(45)에 따르면, 아이들이 배식을 포함해 급식에 적응하는 데는 한 달 정도면 충분하다고.
초등생 눈높이에 맞춘 급식 여건
일본 초등학교 급식의 특징은 우선, 담임교사 외에 급식 도우미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교사가 힘들지 않을까?
이에 대해 마루야마 선생은 "배식대를 차리고 국을 떠주는 것 정도이기 때문에 교사가 힘들 건 없다"며 "아이들과 같이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채점도 하고, 알림장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식당급식 보다 좋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1학년 학생들을 위해 입학 초기 한 달 동안 6학년이 도우미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카와 초등학교에서는 학급당 학생이 40명일 때도 도우미를 두지 않았다. 교사 경력 21년의 마루야마 선생에 따르면 자신의 경험상 뜨거운 국 등에 의한 안전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두 번째는 학교 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와 3단 왜건이다. 교실급식이 이뤄지는 모든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데 뜨거운 음식을 포함해 많은 음식을 효율적으로 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왜건은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고. 엘리베이터 설치가 문제가 된다면 1,2학년 교실을 1층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세 번째는 반찬 수가 적다는 점. 아이카와 초등학교는 일주일에 세 번은 밥 메뉴를, 두 번은 빵 메뉴를 주식으로 내놓고, 여기에 뜨거운 수프와 두 가지의 반찬을 내놓는다. 가짓수로 따지자면 밥, 국에 반찬 3가지를 내는 한국에 비해 많지 않다. 그러나 여러 재료를 섞어서 조리하기 때문에 열량이나 영양가는 떨어지지 않는다. 저학년 자율급식을 위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그 외 아이들의 키에 맞춰 낮게 제작된 배식대도 주목할 만하다. 또 스테인리스 식판 보다 가벼운 소재를 식기로 사용하는 점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