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 벚꽃축제 팸플릿 표지정혜자
어김없이 꽃들이 이겼다. 매서운 바람도, 차가운 눈도 견뎠다. 매화를 선봉으로 산수유, 이제 곧 벚꽃의 차례가 온다. 보성 천봉산 대원사의 풍수상 탯줄에 해당되는 시오리(6km) 벚꽃나무들에 하루가 다르게 물이 오르고 있다.
대원사에서는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에 맞춰 영산재를 공연한다. 문화의 세기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새로운 평가와 조명을 받고 있는 영산재는 부처님이 인도의 영축산에서 설법하던 모습을 종합예술로 재연한 불교 전통의식이다.
나라의 태평성대와 조상의 천도를 위해 그 맥을 이어 오다가 일제 침략기 일본의 조선 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1911년 사찰령 반포와 함께 조선 승려의 영산재(범패와 작법)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1945년 8·15 해방 이후 영남, 호남, 경기를 중심으로 영산재 의식이 복원되고 전승되었다. 1973년 박송암 스님(1915~2000), 장벽응 스님(1907~1985)이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제50호 <범패>로 지정되고, 1987년 범패, 범무, 장엄등이 <영산재>라는 명칭으로 통합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