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장 김종인)가 국내 최대 화주사(화물소유업체)인 삼성을 정조준하고 운임인상 투쟁을 진행함에 따라 국내 물류산업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18일 광주에서 삼성광주전자를 상대로 조합원 20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규탄집회를 가졌다. 이어 20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6일까지 삼성 측이 조합원 51명 집단해고 사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27일부터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6일부터 전 조합원 차량을 광주로 집결시키는 연대 측은 27일 오전 조합원 총회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또 한번의 파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생존권 확보를 위한 운송료 현실화 등의 화물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돌아온 것은 삼성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관계당국의 조합원 구속과 연행사태 뿐"이라며, "직·간접 고용 노동자들의 노조활동을 모든 권력기관을 총동원하여 무력화 내지 박살내버리는 삼성의 태도에서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화물연대가 삼성과 '일전불사'를 외치며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한 배경에는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화물운송회사들과의 운임인상 협상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차량지입(차량을 구입한 개인이 운송회사에 소속된 차량처럼 영업행위를 하는 형태) 운영 구조가 대부분인 국내 화물운송시장에서 5~10% 정도의 중간마진만을 보고 운영하는 화물운송회사들이 원청 화주사들의 운임 인상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입 화물 기사들에게 운임을 올려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화물연대는 최근까지 CTCA(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와 신고요율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장 핵심적인 요구사항인 운송료 인상(신고요율의 85% 지급)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화물연대는 '실질적 사용자'라 할 수 있는 대형 화주를 상대로 한 운송료 인상투쟁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화물연대는 현재 전국 각지 물류현장에서 운송료 인상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X파일 사건' 등으로 최근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고, 국내 물동량의 50% 이상이 쏟아져 나오는 국내 최대 화주사인 삼성 관계사들에 대한 투쟁을 집중함으로서 운임현실화 투쟁의 효율성을 한층 극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03년 5월 물류대란이 경북 포항 포스코의 화물연대 차량 출입금지에 따른 충돌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각시켜 정부가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물류산업트럭신문' 인터넷판 '물류산업신문(www.elogis.biz)' 송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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