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게 잘 정돈된 텃밭, 어떤 씨앗이 뿌려졌을까요?한명라
그런 텃밭들이 앞으로 하나, 둘 자취를 감춘다고 하니, 텃밭을 잃고 일손을 놓아야 하는 아저씨의 마음처럼 저 또한 아쉬움이 큽니다.
다가오는 5월이면 텃밭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면서도, 있는 힘을 다해서 삽질을 하던 아저씨의 모습에서 저는 어느 명언 한 귀절을 떠 올렸습니다.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생각하면서, 묵묵하게 텃밭을 일구는 아저씨의 모습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지던 시간이었습니다.
아마 부지런한 아저씨께서는 어쩌면 어딘가 놀고 있는 또 다른 빈 땅을 찾아내어, 돌멩이도 줍고 잡초도 뽑아내면서 지금보다 더 멋진 텃밭을 가꿀 수 있으리라고 믿어 봅니다.
봄바람이 난 처녀마냥 디지털카메라를 챙겨들고 들꽃 사진을 촬영하러 간, 저의 짧은 봄나들이는 본래의 목적이었던 들꽃 사진은 정작 한 장도 카메라에 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곧 사라져야 할 텃밭에서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사연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제 마음 속에 남 모르는 작고 아담한 텃밭 하나를 담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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