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욱 전북지사, 고건과 손잡고 무소속 뛰나

경선방식 반발 "참여 회의적"... 고건 전 총리와 23일 오찬

등록 2006.03.23 13:37수정 2006.03.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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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욱 전북지사(자료사진)
강현욱 전북지사(자료사진)전북도청
열린우리당이 5월 지방선거에서 가장 확실한 광역단체장 당선 지역으로 꼽고 있는 전라북도지사 선거에 만만치않은 '변수'가 돌출할 것인가. 변수의 중심에는 강현욱 전북도지사의 '선택'이 자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전북도지사 후보군으로는 강현욱 전북도지사, 김완주 전 전주시장과 유성업 전 정읍시장 등 3명. 김 전 시장과 유 전 시장은 이미 당내 경선을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강 지사는 경선 방식 등에 반발하며 시한(20일)을 넘겼지만 예비등록을 거부하고 있다.

경선방식 놓고 진통

강 지사는 지난 14일 전북도당이 결정한 경선방식에 "이런 식의 경선이라면 무의미하다"고도 말해 '경선 불출마-무소속 출마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경선 방식과 일정이 확정됐다. 22일 우리당 중앙위원회는 충남 천안에서 회의를 열고 전북도지사 경선 방식을 전북도당이 결정한데로 의결했다.

중앙위원회는 '기간당원 50%(전원투표)+일반국민 50%(우리당 지지자 대상 여론조사 대체)'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또 4월 1일부터 16일까지 14개 시군을 순회하면서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다만 중앙위는 경선 일정을 1주일 정도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아직 최종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는 강 지사의 경선 참여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앙위원회는 강 지사가 강력하게 요구해 왔던 불법적인 기간당원 모집 의혹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않아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강 지사는 "종이당원, 당비대납당원 등 요즘 대두되고 있는 의혹은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당 차원에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중앙당에 요구해 왔다. 또 강 지사는 경선 방식과 관련해 기간당원의 비율을 낮춰줄 것을 요구해 왔다.


'종이당원과 당비대납 의혹'은 김완주 예비후보가 전주시장 당시 시 산하 체육단체인 전주시축구협회 회장이 '김 후보를 돕기 위해 2500여장의 입당원서를 받아 도당에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당비를 대납하는 등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불거졌다. 우리당 전북도당이 문제의 당원으로 거론된 2411명의 명부와 기간당원 명부를 대조한 결과 691명이 기간당원으로 확인됐고 2차 조사를 벌이고 있다.

강 지사 "경선 참여 회의적"... 23일 정동영·고건의 전북 방문


강 지사측은 22일 중앙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없자 경선 참여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강 지사측 한 관계자는 22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불법적인 기간당원 모집 의혹을 먼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는 것이 먼저인데 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며 "강 지사로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비대납 의혹 등에 대한 조사가 없는 상황에서 경선을 한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부 언론에서 '강 지사, 경선불출마'라는 단정적 보도에 대해 "아직 정확한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니다"며 "2∼3일 후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김완주 후보와 유성엽 후보는 이날 중앙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23일 정동영 당 의장과 고건 전 총리가 나란히 전북을 방문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의 본적이 공교롭게도 전북이고, 특히나 강 지사의 우리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설이 피어오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우리당 전북도당에서 중앙위원회를 주재하고 오후엔 대법원 승소 판결 이후 끝막이공사를 시작한 새만금 간척사업 공사 현장을 방문한다. 이후 군산에서 전국 순회 '국민과의 정책데이트'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강 지사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고건 전 총리는 이날 전북대학교 강연회에 앞서 오전 새만금을 방문하고 강현욱 지사와 오찬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가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다.

고건 전 총리는 지방선거에서 어떤 정당과도 연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강 지사가 무소속으로 선회할 경우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오후 강 지사는 우리당 경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그가 어떤 정치 일정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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