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뮤지컬의 붐을 이끈 <오페라의 유령>. 2001년 1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20억원의 이익을 남겼다.www.musicalphantom.co.kr
뮤지컬도 블록버스터화...50억원 이상 투자한 작품 수두룩
그러나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천정부지로 치솟는 티켓 가격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절실하다. 뮤지컬 티켓 가격은 대부분 10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노트르담 드 파리>의 경우 VIP석이 25만원, R석 20만원까지 올랐다. 입장권이 20만 원대까지 가는 경우 입장권이 2인 기준 10만원만 넘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들은 엄두도 못낼 가격이다.
공연업계는 대중을 위한 공연물의 티켓 가격이 비싼 것은 공연기획사의 수익구조 때문이 아니라 항공료 등 다양한 부대비용 때문이라며 한다. 정부에서 공연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세제 혜택을 주어야 티켓 값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도한 유치 경쟁이 입장가격을 높이고 관객에게 그 비용을 전가한다는 지적도 오래 되었다. 과도한 공연 유치 경쟁은 해외 뮤지컬의 로열티를 한껏 올려놓았다. 올해 초연되는 <미스 사이공>의 경우 원 제작사인 카메론 매킨토시에 돌아가는 로열티가 25%(매출액 기준)이고 <노트르담 드 파리>는 21%에 이른다. 보통 인기있는 신작 뮤지컬이 18% 내외, 오래된 작품이 10∼15%인 것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아 왔다.
공연 관계자들은 유명 흥행 뮤지컬의 경우, 국내 기획사들끼리 수입 경쟁을 벌이다 제작비의 10~15% 수준인 로열티를 30%까지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러다보니 외국 제작사와의 개런티 협상 단계부터 거품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연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기획사의 과당경쟁으로 로열티 비용 증가
한편으로는 비싼 티켓값을 내리는데 장기 전용 공연장이 대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뮤지컬은 그 특성상 제작비가 적잖게 들어가는데 출연료 이외에 무대 설치와 도구, 의상 등에도 적지 않은 돈이 요구된다. 그래서 대중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용할 수 있는 티켓 가격이 형성되려면 장기공연이 필수다. 그렇게 해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뮤지컬의 공연이 짧으면 짧을수록 입장료가 높아진다. 위험 부담율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돌아오는 셈이다.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은 대체로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도 장기공연에 돌입한다. 일본 극단 `시키`도 1983년부터 15년간 <캣츠>를 3800회 이상 공연했다. “한국에서 8개월 공연은 브로드웨이에서 10년 공연과 버금간다”는 말처럼 장기공연 시스템은 척박하다.
대관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는데 장기 공연의 걸림돌은 극장 대관 문제이기 때문이다. 제작사가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기 위해서는 2년 또는 3년이 걸린다. 현재 대부분의 극장은 대관 신청을 1년 전에 받고 심지어는 작품의 대관 결정을 수개월 전에 통보하는데 2~3주 안에 대관을 결정하니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획 제작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영국 런던 내셔널 시어터의 경우 수년간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뮤지컬을 적극 유치해 중장기 공연을 필수로 한다. 한국의 국공립 극장도 이 같은 접근에 따른 대관 정책으로 부족한 상업예술 공연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뮤지컬 전용극장의 부재는 장기공연을 가로막는 주범과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