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한·미 FTA 손해보는 장사 안 할 것"

구체적인 정책 제시 않고 자신감만 피력... "세금 올려도 80%는 괜찮다"

등록 2006.03.23 17:46수정 2006.03.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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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네이트, 다음, 야후, 엠파스, 파란 등 5개 포털사이트가 공동주관으로 개최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참석해 정치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한 네티즌이 인터넷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네이트, 다음, 야후, 엠파스, 파란 등 5개 포털사이트가 공동주관으로 개최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참석해 정치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한 네티즌이 인터넷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5개 포털사이트가 주최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자동차, 조선, IT 등 지금까지 한국이 도전해서 성공하지 못한 것이 뭐가 있느냐"며 "(한·미 FTA 추진은) 국민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미국 시장은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단 1%라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FTA는 세계 1류 수준에 오른 제조업과 달리 처져 있는 서비스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충격 요법"이라고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FTA를 통해 금융, 법률, 의료, 교육 분야 등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서비스 분야를 개방하고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서비스 분야 경쟁해야 성장한다"

노 대통령은 "어린 아이를 계속 보호하면 성장하지 못한다"며 "마찬가지로 개방하고 경쟁시키지 않으면 서비스 산업도 성장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개방으로 인한 서비스 산업 고사 우려에 대해서 특유의 '자신감론'을 펼쳤다. 그는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서비스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FTA 협상이 미국의 압력에 의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의 압력이었다면 버텼을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런 단계는 넘어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오히려 우리도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머리를 좀 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FTA와 관련 두가지 약속을 내놨다.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첫 번째고 "협상을 진행하다가도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면 (FTA 체결을) 하지 않겠다"는 게 두 번째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감당할 수준으로 할 것"이라며 "농업 분야 등 취약부분들 반드시 살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노 대통령은 자신감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시간이 제한된 탓도 있었지만 1~2년 내에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갈 것인지, 개방에 더욱 속수무책인 농업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단지 "국민을 믿고 결정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자"는 추상적인 설명이 전부였다.

"참여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

한편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황당한 것이 한쪽에서는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좌파 정부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좌파 이론이든 우파 이론이든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실을 해결하는 해법에 따라 좌우 정책을 모두 해결의 열쇠로 써먹는 것은 가능하다"며 "좌우 양날개를 함께 가져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세금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세금 더 내라는 말은 아니며 한번 연구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세금을 올리더라도 근로소득세는 상위 소득 20% 계층이 세금의 90%를 내고 있어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별로 손해 볼 것이 없다"며 "종합소득세도 상위 소득 20%가 전체의 96.7%를 내고 있기 때문에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상위 소득 20% 소득자들이 저랑 대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세금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월급쟁이가 봉이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데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전 봉급자가 궐기할 것 같아 겁이 나는데 상위 20%에 속해 있지 않다고 생각되면 한 숨 돌리고 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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